아름다운 우리말 사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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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9일은 한글날이다. 세계에서 가장 독창적이고 과학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한글이지만, 올바르게 쓰고 말해야 비로소 그 진가가 발휘된다. 송지헌 아나운서(사진)를 만나 올바른 언어생활을 하는 방법을 들어봤다.

-청소년들이 쓰는 말 속에서 우리말 파괴가 심각한데.

청소년들 사이에선 비속어와 독특한 의성·의태어를 쓰는 것이 하나의 유행처럼 자리 잡은 것 같다. 아이돌 그룹의 노래가사만 들어봐도 단박에 알 수 있다. 사회적인 풍조이기 때문에 청소년들만 탓할 수는 없다. 더구나 청소년기의 학생들은 또래집단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하다.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도 잘못된 언어생활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무조건 아나운서처럼 말하라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들의 언어문화는 존중하지만, 욕설이나 비속어를 무분별하게 내뱉는 것은 지양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최소한의 언어예절을 지키고 올바른 우리말과 글에 관심을 갖는다면 자연스레 올바른 언어생활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아름다운 우리말과 글을 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말과 글은 제2의 인격이다. 내가 ‘어떻게 말하고 쓰냐’는 상대방이 나를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욕설이나 비속어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면 교양이 없다고 생각되는 반면, 어법에 맞는 말을 적절히 구사하면 품위가 있어 보인다. 품위 있는 사람에게는 다가가고 싶은 마음과 존경심이 절로 든다. 아름다운 말을 쓰는 사람은 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상대방에게 좋은 대우를 받는다. 말은 곧 팔자인 것이다. 글도 마찬가지다. 기본적인 맞춤법을 틀리거나 어색한 어휘를 사용하면 수준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오해 받을 수 있다. 인격을 갈고 닦는 첫걸음은 우리말과 글을 제대로 사용하는 것이다.

-우리말을 제대로 알고 쓰는 방법은.

어법에 맞는 말과 맞춤법 표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책을 읽다가 어색한 문장이 나오거나, 텔레비전에 틀린 자막이 나오면 사전을 찾아 바른 표기법을 확인해라. 맞춤법이 틀린 간판을 보고 바르게 고쳐보는 것도 좋다. 사전을 가까이 두고 자주 찾아보는 것이 우리말을 제대로 쓰기 위한 기본자세다. 요즘은 포털 사이트도 표준국어 대사전을 사용하고 있으니 인터넷 검색을 하는 것도 편리한 방법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름다운 우리말 문장을 큰 소리로 또박또박 읽는 것이다. 『탈무드』나 『인디언 속담집』 같이 지혜롭고 긍정적인 메시지가 담긴 책을 골라 매일 한 페이지씩 낭송해봐라. 그러면 교양 있는 말씨가 입에 배는 것은 물론 여러분의 삶도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

여러분의 얼굴만큼 예쁘고 아름다운 언어를 사용하기 바란다. 말에 감사와 사랑을 담아라. 성급히 내뱉지 말고 아껴 쓰되, 남의 말도 경청할 줄 알아야 한다. 또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건, 외국어보다 우리말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어떤 외국어도 모국어 체계가 바로서지 않은 상태에서는 제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말은 생각을 전달하는데 필요한 도구다. 우리말 사고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어야 외국어도 유창하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

<송보명 기자 sweetycarol@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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