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BC(동양방송) 시간여행 9회] 대형 화재

중앙일보

입력

지난 1일 해운대의 고층 주상복합건물에 화재가 났지요.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4층에서 난 불이 20분만에 38층까지 치솟는 모습에 온국민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TBC 시간여행, 오늘은 대형 화재의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고층빌딩 화재 중 가장 안타까운 기억으로 남아있는 것은 역시 ‘대연각 호텔 화재’일겁니다. 때는 1971년의 크리스마스 아침. 서울 충무로에 위치한 대연각 호텔 2층 커피숍에서 시작된 불은 바닥의 나일론 카펫과 내부 목조 시설물로 삽시간에 번져, 1시간 30분만에 21층 꼭대기까지 타올랐습니다.

서울시내 모든 소방관이 투입되고 대통령전용 헬기, 육군·공군의 헬기까지 동원했지만 건물이 워낙 높은데다 매서운 겨울바람 때문에 불길을 잡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사망자 163명. 이중 38명은 화염을 피해 창 밖으로 뛰어내렸다가 숨졌습니다. 그 외에도 부상자 68명, 재산피해 9억원 등 한국 호텔 화재 사상 가장 큰 피해를 낸 사건으로 기록됐습니다. 3년 뒤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 ‘타워링’이 이 화재를 소재로 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카페 여종업원이 프로판가스의 마개를 잘못 닫아둔 것이 화재 원인으로 발표됐습니다. 이듬해에는 호텔 책임자들이 구속 수감됐습니다.

대연각 호텔 화재를 계기로 한동안 ‘꺼진 불도 다시보자’와 같은 불조심 캠페인이 대대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소방방재청은 해운대 화재를 계기로 대형 화재를 예방할 ‘초고층 건축물 재난 관리 특별법’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마음가짐이겠지요. ‘TBC 시간여행’이었습니다.

글=심수미 기자, 영상=강대석 PD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