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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 굴비, 모싯잎 송편 추석 때 없어서 못 팔았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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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호 영광군수(가운데)가 모싯잎 송편을 만드는 직원들과 함께 포즈를 취했다. [프리랜서 장정필]

“영광 굴비와 모싯잎 송편 모두 올 추석 대목에 물건이 없어 못 팔 만큼 장사를 잘했습니다.”

정기호 전남 영광군수는 500곳이 넘는 굴비 상점의 추석 매출이 지난해보다 3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사과·배 물량이 달려 가격이 올라가면서 선물 수요의 상당 부분이 굴비로 몰렸다는 것이다.

“100여 개 떡집도 모싯잎 송편 주문이 폭주해 큰 재미를 봤습니다. 송편이 일찍 동나 떡집에서 주문을 받지 않자 고객들이 군청에까지 항의 전화를 할 정도였습니다.”

정 군수는 “모싯잎 송편(연 200여억원)의 매출이 굴비(연 3000여억원)보다 적지만 지역경제 파급 효과는 굴비 못지않다”고 덧붙였다. 모싯잎 채취와 송편 빚기, 포장·택배 과정에서 노인·부녀자의 일자리를 많이 창출하고 남아도는 쌀의 소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란다.

정 군수는 천덕꾸러기 신세인 보리의 시장을 새로 개발하고 이를 지역 특산품으로 발전시키는 데 발벗고 나섰다.

영광군은 보리산업특구로 지정 받았고, 보리 빵·떡·과자·막걸리 등을 개발 중이다. 청보리를 먹인 소·돼지의 육질이 좋은 사실을 확인했고, 사육 규모를 늘려 내년부터 본격 판매에 들어간다. 정부는 2012년부터 수매를 중단하는 등 보리를 퇴출시키려고 하지만, 영광군은 거꾸로 재배 면적을 계속 늘려 현재 약 6000㏊에 이른다. 산부인과 전문의이기도 한 정 군수는 “보리는 콜레스트롤을 낮추고, 혈관계 질환과 당뇨의 예방과 치료에 좋은 게 입증됐다”며 “쌀보다 더 가치를 인정받는 날이 머지않아 온다”고 말했다.

영광군에서는 천일염을 한 해 6만4000t(전국 생산량의 17%), 민물장어를 3000t(전국의 27%) 생산하고 있다. 또 충북 음성, 경북 영양과 함께 3대 고추시장을 이루고 있다.

◆모싯잎 송편 3년 ‘대박’ 비결=모싯잎 송편은 쌀 반죽 때 모싯잎을 섞는다. 모싯잎은 떡이 딱딱해지고 부패하는 걸 막아 주면서 특유의 향과 초록색을 낸다. 모싯잎에는 섬유질·칼슘·마그네슘과 황산화활성 물질이 많이 들어 있어, 변비·대장암·당뇨병 예방에 효과가 있다. 깨나 검정콩 대신 ‘동부’라는 살구색 콩을 소로 쓰는 것도 특이하다. ‘머슴 송편’이라 불릴 정도로 큼지막하다.

25개들이 한 상자에 1만원이다. 5상자 이상 구입할 경우 택배 요금을 받지 않는다. 찌지 않은 생송편도 판매한다. 영광모싯잎송편 명품화사업단(061-351-6868), 영광군 특산품 쇼핑몰(www.ygbest.com)에서 주문할 수 있다.

글=영광=이해석 기자
사진=프리랜서 장정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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