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용 태블릿 7인치가 최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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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뉴 미디어 기능에 가장 적합한 태블릿PC 화면 크기는 현재로선 7인치(대각선 길이 17.8㎝)라고 봅니다.”

가트너의 크리스찬 하이다슨 수석 애널리스트는 5일 ‘미디어 태블릿-PC를 대체하나, 보완하나’라는 주제의 시장 전망 발표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태블릿PC의 핵심은 화면 크기”라고 강조했다. 9인치가 넘는 기기는 기업의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입력기능까지 충실해야 그 진가를 제대로 발휘하지만, 신문·영상 등을 보는 기능만 놓고 보면 7인치가 가장 적당하다는 설명이다. 하이다슨 수석은 특히 “애플의 9.7인치 아이패드는 이동 교통수단 안에서 꺼내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편하진 않다. 7인치 태블릿PC는 e북(전자책)을 대체할 만하고 아이패드보다 더 뛰어난 제품이 나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애플과 태블릿PC 경쟁을 하려는 업체들은 7인치 시장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9인치 이상 기기 시장을 애플이 선점했지만, 7인치의 경우 아이패드와 전혀 다른 소프트웨어(SW)를 내세우지는 못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애플의 장점인 SW 대신 하드웨어(HW) 측면에서만 경쟁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는 “7인치 모델의 생산 과정에서 원가가 절감돼 소비자 가격을 낮추고, 이동통신 업체의 SW까지 결합해 보조금을 확대한다면 시장을 크게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아이패드의 히트 이후 나오는 태블릿PC는 대부분 7인치 화면이다. 삼성전자가 다음 주 국내에 출시하는 ‘갤럭시 탭’을 비롯해 캐나다의 림(RIM)이 지난달 말 공개한 ‘플레이 북’, 미국 델이 준비하는 제품도 같은 크기다. KT는 이미 한 중소업체와 손잡고 ‘아이덴티티 탭’을 출시해 7인치 태블릿PC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

하지만 향후 2년 정도까지는 전체 태블릿PC 시장에서 애플의 독주가 불가피하다고 하이다슨은 예상했다. 애플의 경쟁업체인 구글의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기기들이 나오더라도 이미 애플이 SW 경쟁력에서 훨씬 앞서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향후 2년 안에 태블릿PC와 관련해 수익을 내려는 업체는 애플과 협력하는 전략을 짜는 게 좋다고 그는 조언했다.

하이다슨은 또 “앞으로 5년 안에 태블릿PC의 연간 출하량이 2억 대로 늘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2014년이면 태블릿PC 가격이 300달러 이하로 떨어지고, 데스크톱PC용 반도체보다 태블릿PC용 반도체 시장에서 사업 기회가 더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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