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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기총 보수 색깔 앞으론 옅어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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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앞으로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은 보수의 목소리를 삼가겠다. 최근 들어 정부 여당이 경제살리기와 화합 쪽으로 가려하는 등 시대 상황이 바뀌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신자 1000만명을 대표하는 최대규모 기독교단체연합체 한기총이 변신을 선언했다. 제11대 대표회장으로 취임한 최성규(64.순복음인천교회 담임.사진) 목사는 17일 첫 기자회견을 갖고 기존 보수 일색의 한기총에 변화를 주겠다고 밝혔다. 이날 회견에는 중도적 사회참여를 내세운 '기독교사회책임'쪽의 서경석 목사가 한기총이 올해 신설한 인권위원회의 위원장 자격으로 배석해 눈길을 끌었다.

◆ 보수에서 중도로=최 회장은 회견에서 "지난 한 해 한기총이 보수 입장에서 사회에 참여한 것은 너무 많은 사회세력이 진보 쪽으로 쏠렸기 때문에 중심을 잡으려는 나름의 노력이었다"면서 "이제 한기총은 보수 기독교의 대표단체가 아니라 한국기독교 전체를 대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따라 산하의 기존 16개 위원회에 인권위.가정사회위 등 5개 위원회를 신설해 조직을 늘리되 '신앙 중심 단체'가 아닌 '전문가 중심 단체' 쪽으로 성격을 바꾸려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또 기존 영혼구원 일변도에서 벗어나 건강한 사회구원 쪽에 비중을 더 두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 서경석 목사 영입=회견에서 서 목사는 "처음에는 '극우 단체에 왜 들어가려 하느냐'하는 기독교사회책임 내부의 반대에 부닥쳤으나, 한기총의 변화의지를 납득시키기 위해 양 단체 인사들이 서로 방문하는 등 상호이해를 증진시킨 뒤 흔쾌하게 참여했다"고 밝혔다.

서 목사는 향후 인권위의 주요 활동에는 북한 인권문제에 대한 공개적 행동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서 목사는 "한기총 집행부와 이미 협의를 마쳤다"면서 앞으로 한기총 인권위 활동에 대해 ^NCC와 공조하여 전개하되^이념차원이 아닌 순수인도적 차원에서 북한 인권문제에 접근하며^보다 많은 대북지원 활동을 동시에 전개한다는 3개 원칙 아래 움직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최 대표회장은 진보 진영인 KNCC(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기총과의 통합 구상을 공개했다. 그는 두 단체 통합은 2000년부터 추진돼왔고, 오는 2007년 통합을 목표로 준 비중이라면서 "올해 3.1절 예배도 두 단체 연합예배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회장은 2002년 KNCC 회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어 두 단체의 통합 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조우석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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