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펠탑·베를린역 등 테러 비상…오바마, 국가안보팀 잇단 소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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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에 의한 유럽 주요 도시에서의 테러 발생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사진)이 총력 대응을 진두지휘하고 나섰다.

오바마 대통령은 주말인 1일 밤과 2일 아침(현지시간) 이례적으로 국가안보팀 회의를 잇따라 소집했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 등 관계 장관을 배석시킨 가운데 존 브레넌 백악관 테러담당 보좌관으로부터 유럽 테러 우려에 대한 보고를 받았다. 이어 휴일인 3일 오전에도 새 첩보 내용이 추가된 브리핑을 받았다고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전했다.

이는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유럽 주요 도시들을 겨냥해 동시다발적 테러를 준비 중이라는 세계 각국 정보기관들의 분석에 따른 것이다. 오바마 정부로서는 특히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가 발생할 경우 큰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미 국무부는 3일 유럽에 거주하거나 현지를 여행하는 미국인들에게 각별히 신변 안전에 유의하라며 여행주의령을 내렸다. 미 폭스뉴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테러 목표물에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과 노트르담 성당, 독일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과 중앙역, 알렉산더광장 TV송신탑 등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영국과 일본도 자국민을 대상으로 유럽 여행 경보를 발령했다. 영국은 3일 독일·프랑스에 대한 여행 경계령을 ‘일반’에서 ‘높음’으로 상향 조정했다. 일본 정부는 4일 ‘주의 환기’ 경보를 내렸다. ‘주의 환기’는 정부 관련 시설, 공공 교통기관, 관광시설 등 테러의 표적이 되기 쉬운 장소를 방문할 때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것을 촉구하는 것으로, 일본 정부가 발령하는 해외여행 경보 중 가장 낮은 단계다.

워싱턴·도쿄=김정욱·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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