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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스텔스 잠수함 만들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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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중국이 최근 진수한 최신예 잠수함에 스텔스 기능을 장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가 3일 보도했다.

중국선박중공업그룹(CSIC)은 최근 인민해방군 우한(武漢)조선소에서 건조된 신형 잠수함을 진수시켰다.

최근 공개된 중국 인민해방군의 위안(元)급 신형 잠수함(위)과 2007년 나온 기존 위안급 잠수함(아래)의 모습. 신형 잠수함의 선루(船樓·잠수함에서 위로 솟아오른 부분) 부위가 기존 것보다 크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같은 디자인 변화 등을 바탕으로 신형 잠수함이 스텔스 등 새로운 기능을 탑재하고 있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 정부 측에선 공식적으로 이 잠수함이 스텔스 기능을 보유했는지 여부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 전문가들은 이 잠수함이 중국의 첫 스텔스 잠수함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특히 최근 중국 해군의 스텔스 잠수함 개발 계획이 공공연히 거론돼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실제로 우성리(吳勝利) 중국 해군사령관은 지난해 4월 해군 창설 60주년을 앞두고 신형 스텔스 잠수함 개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 중국 해군 내 스텔스 잠수함 건조 전문가가 최근 이례적으로 최고 권위의 상을 받아 눈길을 끌고 있다. 해방군보(解放軍報)는 지난달 2일 인민해방군 해군 잠수함학원 다량룽(43) 교수가 스텔스 잠수함 기술에 관한 ‘획기적 업적’으로 중앙 군사위원회로부터 1등 공훈상에 선정됐다고 보도했다. 중앙 군사위 공훈상은 군사위 주석인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명의로 수여되는 군사 부문 최고 권위의 상이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의 게리 리 연구원은 “중국에서 (중앙 군사위) 공훈상은 특정 프로젝트가 완성됐을 때 수여된다”며 중국이 스텔스 기능을 극대화하는 특수 도료를 개발했거나 관련 기술을 획득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한편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에 공개된 잠수함은 외형상 디젤-배터리 추진형 위안(元)급 잠수함 개량형으로 추정하고 있다. 위안급은 길이가 짧고 동체가 통통해 외형상 다른 잠수함과 뚜렷이 구별된다. 특히 소음이 적은 디젤 추진형이어서 스텔스 기능이 적용될 수 있는 최적의 중국 잠수함으로 알려졌다. 아시아 지역 대사관의 한 무관은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이 눈에 띄는 잠수함”이라며 “관건은 ‘얼마나 정숙성을 개선했느냐’인데 중국은 스텔스의 비밀을 거의 벗겨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고 SCMP은 전했다.

아울러 영국 군사전문지 ‘제인스디펜스’는 이 잠수함의 해치 등 선루(船樓) 부위가 다른 잠수함보다 크다며 대함·대(對)공대함 미사일을 다수 탑재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위안급 잠수함은 부상하지 않고 물 속에서 디젤엔진을 가동할 수 있는 공기불필요(AIP)시스템을 적용해 핵추진 잠수함처럼 수중 작전 기간이 길다.

중국의 잠수함 기술은 2000년 이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2006년 중국의 쑹(宋)급 디젤 잠수함 한 척이 미 항공모함 키티호크를 어뢰로 공격할 수 있는 8㎞ 앞까지 접근해 미 해군을 경악시켰다. 키티호크를 호위하던 구축함·프리깃함들과 잠수함 전대는 이 중국 잠수함을 탐지하지 못했다.

홍콩=정용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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