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일기] 지방의회‘일하는 해외출장’ 주목받는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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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천안시의회는 지난달 28일부터 1일까지 3박4일 일정으로 일본으로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 시의회 재적 의원 21명 가운데 18명과 천안시 소속 공무원 6명 등 24명이 참가했다. 목적은 천안시가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경전철 등 지역 현안 관련, 외국 사례를 벤치마킹하겠다는 것.

의원들은 철저하게 출장 계획을 짰다. 관광성 프로그램은 거론도 못하게 했다. 일본을 선택한 건 적은 비용(1인당 180만원)으로 효과를 극대화하자는 취지였다.

출장 일정표를 살펴봤더니 관광 프로그램은 없었다. 총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 9명은 도쿄와 오사카에서 보건소와 복지시설, 농산물 도매시장을 둘러봤다. 산업건설위원회 의원 9명은 도쿄와 오사카에서 신칸센과 경전철을 시승하고 하수도 처리 시설 등을 시찰했다. 출장에 앞서 각자 역할을 분담했다. 의원 1~2명씩 조를 편성, 일본의 보건소·위탁급식소 등에 대한 자료 실태 조사 등을 책임진 것이다.

출장을 다녀온 의원들은 각자 보고서를 직접 만들기로 했다. 다음달 초에 열리는 의원 정기총회에서 출장 강평도 한다. 참가 의원 전원이 5분 발언 형식으로 소감을 발표하고 집행부에 대안을 제시한다는 것이다. 천안시 의회 출장심사위원으로 참가하고 있는 남서울대 컴퓨터 공학과 송은지(50·여) 교수는 “천안시의회가 해외출장 준비를 열심히 한 인상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출장 결과가 시책에 반영되는 등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선진 지방자치에 도움이 된다면 의원들의 해외 출장을 비판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천안시 의회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봐야 할 이유다.

김방현 사회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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