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직도 특정 주유소에서만 카드로 할인받으시나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2면

카드사의 주유 할인 경쟁이 다시 불붙었다. 한동안 금융당국의 권고로 주유 할인을 크게 줄였던 카드사들이 새로운 주유특화카드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엔 전국 주유소 어디에서나 할인받는 카드가 대세다. 여기에 정비요금이나 대중교통 이용 시 깎아주는 부가서비스가 더해졌다. 운전자인 카드 고객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다.

◆주유소 불문 할인·적립=과거처럼 L당 100원 넘게 할인해주던 주유카드는 이제 찾아볼 수 없다. 2007년 금융당국이 과열 경쟁을 지적하면서 카드사들이 L당 60원 할인, 80원 적립 수준으로 혜택을 축소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카드사들이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다.

특정 주유소와 제휴해 제공하던 할인혜택을 전국 모든 주유소로 확대한 것이다. 고객 입장에선 할인받는 주유소를 찾아 헤맬 필요가 없게 돼 편리해졌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주유소를 따지지 않고 할인해주는 카드의 원조는 ‘현대카드 O’이다. 전국 모든 주유소에서 L당 60원 할인을 월 4회까지 받을 수 있다. ‘하나빅팟오일카드’와 ‘삼성카앤모아카드’ ‘IBK스타일카드’ ‘KB굿데이카드’도 주유소를 불문하고 L당 60원의 할인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중 삼성카앤모아카드는 900여 개 제휴 주유소에선 L당 100원까지 할인해준다. 이런 혜택 덕분에 6개월 만에 약 43만 장이 발급됐다.

최근엔 주유 할인율을 더 높인 카드도 나온다. 씨티카드의 ‘신세계콰트로카드’는 주유 금액의 4%를 깎아준다.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값(L당 1697.7원)을 기준으로 하면 L당 68원꼴이다. 기름값이 오를수록 할인 금액은 커진다.

롯데카드가 지난달 말 출시한 ‘롯데드라이빙패스카드’는 L당 80원을 할인해 할인 폭이 가장 크다.

농협이 올 5월 출시한 ‘채움모든5카드’는 할인이 아닌 적립형 주유카드다. 주유 금액의 5%를 월 횟수 제한 없이 적립해준다. 1일 평균 휘발유 값 기준으로 L당 85원을 포인트로 적립해주는 것이다. 적립률이 높아 입소문만으로 10만 장 가까이 나갔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카드별 할인혜택이 어떤 게 나은지를 비교할 땐, 할인 한도와 함께 전달 이용실적 기준이 얼마인지를 따져봐야 한다. 보통 전달에 일시불이나 할부 결제로 20만원 또는 30만원 이상 써야만 주유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이때 주유소에서 결제한 금액은 실적 계산에서 제외된다는 사실을 알아둬야 한다.

◆정비·대중교통 할인 추가=요즘 나오는 주유카드는 주유 할인 외에도 교통과 관련된 실속 있는 부가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인 게 차량 정비 서비스다. 엔진오일을 교환할 때 현대카드O는 2만원, 삼성카앤모아카드는 1만5000원, 채움모든5카드는 2만5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워셔액 보충과 타이어 펑크 수리 등 서비스도 함께 제공한다. 외환넘버엔카드는 오토오아시스에서 오일·에어컨 등 6개 품목 정비 시 10~20% 할인해준다.

대중교통 이용금액을 할인해주는 주유카드도 있다. 신한SK에너지오일링카드는 지하철·버스·택시를 이용할 때 교통카드로 결제하면 3~7% 깎아준다. KB굿데이카드도 대중교통 이용 시 1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롯데드라이빙패스카드는 하이패스 이용요금을 20~30% 할인해주는 게 특징이다. 또 롯데카드 안내번호(1600-5533)를 통해 대리운전을 이용하면 10% 할인이 된다.

주유카드는 운전자라면 지갑에 하나쯤은 꽂아두는 필수 카드다. 주유소 가맹점 수수료(약 1.5%)보다 주유 할인 폭이 더 큰데도 각 카드사가 주유카드를 잇따라 출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농협 카드사업부문 염부영 과장은 “사실 이용자의 평균 주유 비용은 그렇게 크진 않다”며 “일단 주유카드로서 지갑에 들어가면 주유가 아닌 다른 데도 쓰게 된다는 점에서 카드사 입장에선 남는 장사”라고 설명했다.

한애란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