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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 산책] 김옥선씨, 커플 사진 연작전 外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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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 김옥선씨, 커플 사진 연작전

사진가 김옥선씨는 2명의 주인공을 내세운 커플 사진을 찍는다. 그들은 부부나 연인인데 대부분 외국인과 결혼하거나 가족을 이루고 사는 공통점을 지녔다. 이른바 국제결혼에 대한 시선이 그리 곱지 않은 한국 풍토에서 자랐고, 그 자신이 국제결혼한 체험을 한 사진가는 이 커플 사진 연작에서 지독할 정도의 냉랭한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 다른 인종과 민족과 국가에 소속돼 있는 개인 사이의 결합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그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보는 이를 사진 앞에 세운다.

18일부터 3월 10일까지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미술관 소갤러리에서 열리는 '김옥선 사진전-너와 나'(사진(上))는 이제 작가의 관심이 국제결혼을 넘어서 동성애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피부색이 다르고 언어가 다른 두 사람이 만나 이룬 가족의 모습은 때로 현대사회의 사랑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또는 인류사와 함께 해온 가장 오래된 사회적 제도인 동거나 결혼의 결정이 어느 순간에 일어날까, 곰곰 되새기게 이끈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치유하기 위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는 김씨는 사진 속 여성이 늘 자신을 바라보게 함으로써 초심을 끈질기게 지켜나가고 있다. 02-760-4500.

*** 김중만.고낙범씨 '비 온 뒤…'전

물감 속에, 렌즈 속에

화가 고낙범씨는 그리고 사진가 김중만씨는 찍었다. 그 작품을 16일부터 3월 10일까지 서울 평창동 가나포럼 스페이스에 나란히 걸었다.

가슴팍을 드러낸 가수 비(사진(下))가 한 번은 푸른 물감 속에서 반짝이고, 또 한 번은 흑백 인화지 위에서 반짝인다.

'김중만, 고낙범-비 온 뒤, 두 개의 모나드'전은 빛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두 명의 색채주의자가 장르를 넘어 만난 자리다.

연예인과 꽃과 과일을 공통 주제로 삼은 두 사람은 그들이 사랑하는 색을 맘껏 퍼트린다. 사진과 회화는 때로 뒤섞인다.

배우 고소영씨의 얼굴에 보랏빛을 입힌 화가는 작품에 '미궁'이란 제목을 붙인다. 오렌지색 얼굴에 자주색 몸통을 한 배우 권상우씨의 몸은 참수당한 인질과 성의 상품화를 상징한다.

사진가와 화가는 이렇게 스타의 이미지와 색을 연결해 현대 사회를 들여다보고 있다. 02-3217-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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