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우려되는 건 원전이 효용성과 환경 측면에서 유용한 해결책인데도 불구하고 안전성 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돌이켜 보면 우리나라가 원전 역사 30여 년 만에 원전 수출국이 되기까지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던가. 원전 도입 계획이 있는 나라들도 우리처럼 극심한 사회적 저항과 갈등을 겪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따라서 원전을 수출할 때 수입국에 ‘국민수용’ 노하우를 함께 전파하는 것이 요긴하다. 갈고 닦은 원전 대국민 홍보 노하우와 국민수용도 제고 프로그램을 아울러 전수하면 원전수출 경쟁력 제고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국민들이 원자력을 잘 이해하고 수용함으로써 원자력의 혜택을 제대로 향유하는 ‘원자력 문화’를 함께 전파하자는 것이다. 지난 7월 말 오스트리아 빈의 IAEA 본부에서 IAEA와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이 교환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국민이해 및 수용성 증진 양해각서’는 그런 노력의 첫걸음이다.
이제 한국은 IAEA의 151개 회원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원자력 에너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나라를 상대로 적극적인 노하우 전수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특히 원전도입 시장의 70%가 몰린 아시아 지역을 상대로 우리의 우수한 원전 기술과 홍보 노하우를 전파하게 됐다.
차제에 원전수출 분야에도 한류(韓流) 붐이 일어나도록 해 보면 어떨까. 안전하고 경제적인 방법으로 원전을 짓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기본에 해당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원전 수요자와 공급자 간 좁은 이해관계의 틀을 잠시 떨치고 50년 아니 100년 동안 지역사회와 국민들에게 환영받는 시설이 되도록 정신적 기반을 닦아줄 필요가 있다.
이재환 한국원자력문화재단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