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이영호 … 김정은 떠받치는 파워그룹 핵심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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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 군 총참모장은 새 실세로 우뚝 섰다. 김정은과 함께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에 올랐고, 5명뿐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진입했다. 정치국 상무위원회는 노동당의 최고의사결정기구다. 상무위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영림 내각 총리,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 등 3명의 상무위원이 모두 80대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이영호의 높아진 위상은 더욱 실감난다. 68세인 그는 김정일과 동갑이다. 김정은의 군 장악과 군사정책·야전작전 분야를 총괄하는 임무가 부여됐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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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정일 체제에서 요직을 독차지해온 김영춘 인민무력부장 겸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은 정치국 위원과 중앙군사위원에 이름을 올리는 데 그쳤다. 지난해 2월 총참모장을 넘겨준 이영호에게 추월당한 꼴이 됐다. 김영춘이 김정일 시대의 군부 오른팔이라면 김정은 시대는 이영호가 될 것임을 예고한다. 오극렬 국방위 부위원장은 떨어진 별이다. 지난해 2월 현직에 오른 그는 5개월 뒤 김일성 사망 15주기 행사 때 주석단 서열 7위에 올랐다. 그런데 1년7개월 만에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된 셈이다. 124명의 당 중앙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것뿐이다. 당 중앙군사위원이나 정치국 위원·후보위원 등 비중 있는 자리에 들지 못했다. 정부 당국자는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과 외화벌이 사업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는 첩보가 있다” 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방위 부위원장직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000년대 들어 김정일의 현지지도를 가장 많이 수행했던 현철해·이명수 대장이 중앙위원에 뽑혔지만 당 중앙군사위원이 되지 못한 것도 한 맥락으로 보인다. 차수인 김영춘이 당 중앙군사위원인 데 반해 27일 대장으로 칭호된 김정은이 부위원장에 오른 점 등을 들어 이번의 직책만 보고 권력의 부침을 판단하는 것은 섣부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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