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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급성장은 동남아 국가들 발전 기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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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중국은 동남아 국가들에게 위협적인 존재이기보다 기회를 제공하는 나라다. 중국의 경제력이 커질수록 더 많은 무역과 투자를 통해 상호 발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서울국제포럼(이사장 이홍구)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한 수공판 바릿파트라(58·사진) 태국 방콕 시장은 중국의 급성장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태국을 포함한 동남아 국가들은 지난 수십 년간 미국·중국 등 강대국의 영향력에 휘둘리지 않으려고 균형 있는 외교정책을 펼쳐왔다”며 “앞으로도 이런 입장을 고수할 것이며 중국과의 우호 관계도 유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영국 옥스퍼드대와 미국 조지타운대에서 공부한 그는 국제정치 전문가로 1997년부터 4년간 외교부차관을 지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국의 급부상이 동남아에 미치는 영향은.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며 이를 활용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필리핀이 중국과 난사(南沙·스프래틀리) 열도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마찰을 빚고 있긴 하지만 큰 문제로 불거지진 않고 있다. 이는 중국이 동남아에 대해 힘을 앞세운 외교가 아닌 경제·문화 교류를 확대하는 소프트 외교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에서 중국을 견제할 국가는.

“이 지역 국가들은 중국과 맞서는 외교를 선호하지 않는다. 미국도 현재 중국과 대립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을 기회의 나라로 생각할 것이다. 일본도 중국에 대한 투자 등을 통해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굳이 중국에 위협적인 존재를 꼽으라면 인도가 될 것이다. 인도는 경제적으로 급성장 중이고 또 여러 분야에서 중국과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는.

“현재 외교·정치적으로 아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양측 관계는 더욱 밀접해 질 것이다. 태국에도 2만여 명의 한국인이 진출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한국은 11월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할 만큼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다. 동남아 국가들은 한국의 성장과정을 본받으려 노력하고 있다. 양측의 경제 교류 확대로 인한 무역역조가 문제이긴 하지만 심각하진 않다.”

-지난 19일이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축출한 쿠데타 발생 4주년이었다. 현 태국 상황은.

“이날 방콕에선 수천 명이 참가해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지난 봄과 달리 평화 시위였다. 유혈충돌은 없었고 시위대도 당국의 통제에 잘 따라줬다. 태국은 지금 급속히 안정되고 있다. 내년 총선을 계기로 복잡한 상황들이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50.2%가 집권당을 지지하고 있다.”

-반정부 세력을 이끄는 탁신 전 총리에 대한 생각은.

“태국 정국에서 탁신 전 총리는 여전히 변수로 남아있다. 탁신은 정국불안의 원인인 동시에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정국이 완전한 안정을 찾으려면 탁신도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서야 한다.”

글=남정호 국제부문 데스크, 최익재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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