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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 성명 분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 2.10 북한외무성 성명의 배경 및 의도 분석

ㅇ 2.10 외무성 성명은 공식적으로 핵무기보유를 선언한 최초의 문건임.

- 그러나 북한이 이미 핵보유를 시사하여 왔고, 한미정부는 북한의 핵보유 가능성을 평가하여 왔기 때문에 이번 북한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실험 또는 핵무기 공개 이전에는) 기존의 북핵능력에 대한 평가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함.

ㅇ 북한의 성명 의도에 대하여
(1) 핵보유 추진과 6자회담 거부, 또는 (2) 6자회담에 임박하여 '판돈 올리기' 협상전술 등 분석이 있으나, 북한은 아직 핵포기의 전략적 결정을 내리지 못한 상태로 보이며, 당분간 핵개발 추진과 핵회담 참가의 이중적 태도를 견지할 것으로 전망함.

- 북한은 부시 1기 행정부 동안 미국의 초강경책을 우려하여 벼랑끝전술을 자제하였으나, 일단 2기 행정부가 1기보다 연화된(soft)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판단하고 핵보유와 6자회담거부의 폭탄선언을 통하여 2기 행정부의 양보선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임.

ㅇ 금번 성명은 아래와 같이 북한식 협상전술의 전형을 보여줌.

(1) 관심돌리기/의제 전환

- 북한은 6자회담 재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압력이 높아지자 이를 거부하기 위하여 부시행정부의 '폭정의 전초기지' '자유의 확산'등 발언을 명분으로 6자회담을 보이코트함.

- 북한은 관심이 '북한의 핵포기'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으로 전환되기를 노림.

(2) 살라미 전술

- 북한은 6자회담이 열릴 경우 곧바로 핵포기 압력이 가중될 것을 우려하여, 6자회담 개최 자체를 새로운 협상단계로 설정하여 협상카드화 함.

- 6자회담 참여를 카드화하여 참여에 대한 보상(적대시정책 포기, 체제보장, 관계개선 등)을 요구함.

(3) 벼랑끝전술

- 북한은 협상력 강화를 위하여 상당한 위험(미국의 강경책, 한국의 지원 중단 등)을 무릅쓰고 핵보유를 선언하는 강수로 판돈을 올림.

- 북한의 벼랑끝전술은 미국의 관심을 끌고 양보를 유도하기 위한 '고위험 고보상(high-risk, high-return) 협상전술로서, 북미 양자협상을 강요하기 위한 전술이기도 함.

2. 대응책

ㅇ 한미정부는 북한식 관심돌리기와 살라미 전술에 현혹되지 말고, 6자회담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에 촛점을 맞추어 외교력을 집중해야 할 것임.

- 특히, 이번 성명으로 인하여 한미(일) 공조체제를 흐트리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므로, 6자회담 참여 5개국 모두가 일치된 목소리로 6자회담개최와 북핵문제 조기해결에 대한 입장을 재확인해야 할 것임.

ㅇ 북한의 핵보유 발언은 매우 심각한 도발행위이나 이에 대한 대응책이 제한되어 있고, 이미 북한의 핵보유는 사실상 기정사실화되어 있어 신중한 대응이 요구됨.

- 북한의 핵발언은 6자회담 조기 개최의 필요성과 NPT 준수의 필요성을 더욱 강조함.

ㅇ 한국정부는 북한의 핵개발 발언이 남북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대북 지원을 위한 분위기를 해친다는 입장을 북한에 전달함.

3. 전망

ㅇ 당분간 6자회담 개최분위기가 냉각되는 한편, 6자회담 재개의 분위기 조성을 위한 장외외교는 계속 가동될 것으로 전망함.

- 특히, 중국이 북한의 6자회담 참여를 종용하고, 미북간 중재외교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됨.

ㅇ 북한의 핵보유 발언 반복시 남북교류협력과 대북지원의 속도조절에 대한 압력이 가중될 것임.

- 현단계에서 급격한 축소나 중단은 시기상조임.

* 상기 분석은 전적으로 개인의 것이며 소속 연구원의 입장이 아님.

전봉근 평화협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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