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학살” 반발했던 친박 찾아 ‘90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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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오 특임장관(오른쪽)이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중식당에서 열린 한나라당 ‘여의도포럼’ 오찬에 참석해 이경재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안성식 기자]

이재오 특임장관이 28일 한나라당 박종근·김학송·유기준(간사) 의원 등 ‘여의포럼’ 회원 10여 명과 서울 여의도의 한 중식당에서 오찬을 함께했다. 여의포럼은 2008년 총선 때 당의 공천을 받지 못하는 바람에 무소속이나 친박연대 소속으로 출마해 당선한 다음 복당한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들이 주축인 모임이다. 당시 낙천한 인사들이 “공천 학살을 당했다”며 그 배후로 이 장관을 지목했던 만큼 이들의 만남은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당내에선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지난달 청와대에서 회동한 이후 조성된 친이·친박 화해 분위기가 이날 모임의 배경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찬에서 이 장관은 자세를 낮췄다. 특유의 ‘90도’ 인사를 하며 의원들을 깍듯하게 대했다. 이 장관은 건배사를 통해 “지난번(총선)에 섭섭한 점이 있었으면 오늘 맥주 한 잔 먹고 다 잊자, 다 씻어 버리자”며 공천 당시의 일을 에둘러 사과했다. 그는 “ 문제가 있었다면 내가 다 책임지겠다”고도 했다. 이에 유기준 의원은 “이미 소멸 시효가 지난 얘기”라며 웃음으로 받았다.

글=이가영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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