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책 (1) 김주하 앵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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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은 누군가의 인생 전체를 뒤바꿔 놓기도 한다. 가슴을 울린 책 한 권이 평생을 살아가는 삶의 자양분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널리 알려진 사람들, 청소년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사람들은 과연 어떤 ‘책 한 권’을 마음에 간직하고 있을까. 그들의 책 이야기를 들어보려 열려라 공부가 나섰다.

매일 자정 무렵 시청자들에게 뉴스를 전하는 앵커. MBC 아나운서로 입사해 기자로 변신, 여성 ‘간판’ 앵커로 활약해 오며 여학생들이 가장 닮고 싶어 하는 인물로 자리 잡은 이. 바로 김주하 앵커다. 16일 저녁 MBC 사옥에서 김시원(서울 등명중 2)군과 김예나(서울 영신고 2)양이 김씨를 만났다. 그에게 ‘감명 깊게 읽은 책이 무엇인지’부터 물었다.

“어렸을 때 『나의 라임오렌지나무』(J. M. 데 바스콘셀로스)를 읽고 베개가 흠뻑 젖도록 펑펑 울었어요. 읽고 또 읽었던 것 같아요.”

김씨는 학창 시절 책을 무척 좋아하는 소녀였다. 그는 “하지만 당시 부모님에게 교과서 외의 책을 읽는 건 ‘노는 것’과 마찬가지였다”고 회상했다. “쓸데없이 책을 읽느니 잠이나 자라”던 부모님의 잔소리에 김씨는 이불 속에서 손전등을 켜고 책을 읽곤 했다. 그렇게 읽은 책이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모모』(미하엘 엔데), 『제인에어』(샬럿 브론테), 『잉여인간』(손창섭) 등이었다. 삼국지와 서유기도 여러 번 읽었다.

“어린 시절 읽었던 책들이 지금의 제 생각과 사고를 형성한 것 같아요. 그때만큼 소설을 마음껏 읽어본 적도 없죠. 요즘에는 학교에서 독서를 적극 권장하고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학생들이 참 부러워요.”

예나는 김씨에게 “학생 때 공부하다 힘들면 어떻게 극복했는지 알려 달라”고 말했다. 김씨는 “독서가 스트레스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됐다”고 대답했다.

“책을 읽으면서 다른 사람이 돼 보는 거예요. ‘모모’가 되기도 하고 ‘제제’가 되기도 하면서 현실을 잠시 잊고 책에 빠져들곤 했어요.”

김씨는 청소년들에게 자신이 읽었던 것과 같은 ‘옛날 책’들을 권하고 싶다고 했다. “책은 재미로만 읽는 것은 아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때론 어렵고 잘 안 읽히는 책도 의무감을 갖고 읽어보라는 것. “내 경우엔 『남한산성』(김훈)이 읽기 힘들었는데 끝까지 읽고 나니 기억엔 더 오래 남더군요.”

책을 읽은 후엔 소감을 간단히 정리해 놓으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최근 『모모』를 다시 읽었다는 김씨는 “같은 작품이라도 어른이 된 후에 읽는 느낌은 또 다르다는 걸 알았다”며 “책을 읽을 때마다 생각과 느낌을 간단히 적어둘 걸 하는 아쉬움이 생겼다”고 말했다.

시원이는 "앵커의 하루는 어떤지 궁금하다”고 물었다. 김씨는 “기자마다 생활패턴이 모두 다르다”며 “나는 자정뉴스를 하다 보니 오후 4시에 출근해 오전 1시 반쯤 퇴근한다”고 알려줬다. 일과를 마치고 나면 오전 3시가 넘는데 이때부터 잠들기 전까지 책을 읽는다. 오전 5시가 넘어서야 잠자리에 들기 일쑤다.

그는 기자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최대한 많은 경험을 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사람들의 감정과 처지를 이해할 수 있어야 진정성 있는 뉴스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직접 경험을 하는 데 많은 제약이 따르는 중·고교생들에겐 “책을 통해 간접 체험을 해보는 것이 좋다”고 했다.

“책은 세상을 제대로 바라보도록 해주는 ‘안경’이에요. 흐려진 시각을 바로잡고 시야를 넓히게 해주거든요. 책을 많이 읽고 다양한 체험도 해보세요.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질 겁니다.”

글=최은혜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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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문화방송 보도국 국제부 기자

197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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