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이에 연동하는 대출금리도 속속 오르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이 대출금리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양도성예금증서(CD) 유통수익률이 많이 오름에 따라 대출금리도 계속 오르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등 대출상품의 60~70%를 자동으로 금리가 시장과 연동하는 시장금리 연동형으로 운용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시장금리 연동형 대출금리는 짧게는 하루에서 길게는 일주일 단위로 바뀐다.
지난해 말 연 3.43%였던 CD 유통수익률은 지난 11일 3.63%로 상승했다. 40일새 0.2%포인트가 오른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은행에서 1억원을 빌린 고객은 지난해 말 같은 금액을 빌린 고객보다 1년에 20만원가량의 이자를 더 내야 한다. 시중은행들은 통상 CD유통수익률에 2%포인트가량(가산금리) 더한 것을 시장금리 연동형 대출의 금리로 정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주 연 5.30~6.22%였던 3개월 주기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번 주부터 연 5.31~6.23%로 오른다. 다른 시장금리 연동형 대출상품도 비슷한 폭으로 금리가 오를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15일의 최저금리가 연 5.03%였던 점을 고려하면 금리가 2개월 만에 0.28%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매일 금리를 바꾸는 신한은행의 경우 기준금리인 CD유통수익률 상승으로 '신한 장기 모기지론'의 대출금리가 7일 연 4.99~5.69%에서 11일 5.00~5.70%로 올랐고, 14일에는 5.01~5.71%로 오를 예정이다. 제일은행의 '퍼스트홈론'도 지난해 11월 15일 최저 연 5.00%에서 이달 7일 5.05%를 거쳐 11일에는 5.06%까지 올랐다.
금융계에서는 15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콜금리 목표치가 현수준 대로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렇게 될 경우 주요 시중은행들이 금리 하향세가 멈췄다고 판단하고 금리를 잇따라 올릴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최근 금리 상승세에 따라 대출금리는 올라가고 있지만 예금금리를 올린 시중은행은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두 곳에 불과하다. 국민은행의 정기예금 금리 인상폭은 0.05~0.1%포인트, 하나은행은 0.1%포인트로 시장금리 연동형 대출금리의 상승폭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금리하락 때보다 상승 때에 은행의 예대마진이 확대될 요인이 더 많다"며 "최근 은행들이 수신금리 인상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은 시중금리의 기조적인 추세를 예상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창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