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부활 날갯짓 … 아주·단국대, 최악 위기 딛고 일어섰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2007년 8월. 단국대는 서울 한남동을 떠나 경기도 죽전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전 기념식에서 박석무 당시 이사장은 “10년 이내에 국내 톱5에 속하는 명문 대학으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하지만 학생과 교수들 사이에선 “이러다 지방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더 많았다.


아주대와 단국대는 외환위기 이후 각각 모기업과 대학이 부도를 맞는 최악의 상황을 경험했다. 대학 경쟁력도 약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던 두 대학이 도약하고 있다.

아주대는 2005년부터 교수 승진 체제와 연봉제에 손을 댔다. 열심히 가르치고, 연구하는 교수가 우대받지 않고서는 침체된 분위기를 변화시킬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살림살이도 나아졌다. 긴축 경영에 돌입해 행정 관련 비용은 줄이고 학생에게는 돈을 더 썼다. 학생 한 명당 교육비는 2006년 1034만원에서 2009년 1426만원으로 늘었다. 대학이 등록금에 얼마나 의존하는지 여부를 보는 세입 대비 납입금은 2006년 56.6%에서 48.8%로 낮아졌다. 2008년 법학전문대학원 선정(2008년), 약학대 선정(올해), 정부의 ‘잘 가르치는 학부 대학’ 선정(올해) 등 경사도 이어졌다. 올 3월 취임한 박종구(52) 총장 권한대행은 “아주대의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국내 상위 20개 대학의 교수 연구 실적과 아주대 교수의 실적을 비교해 능력별로 연봉을 주는 제도를 도입했다.

99년 국내 최초로 대학 부도 사태를 경험한 단국대의 재도약도 놀랄 만하다. 천안캠퍼스는 정부로부터 세계수준의 연구중심 대학 육성사업(WCU)에 선정됐고 연구 성과가 높은 외국인 교수들이 들어왔다. 이런 덕분에 바닥권이었던 국제화 부문 성적이 올해 30위권으로 뛰어올랐다.

단국대는 ‘정부 지원 연구소 유치→우수한 국내외 교수·학생 유치→연구 실적·국제화 수준 등 향상’ 등의 전략을 택했다. 일단 외부에서 자원을 끌어와 내부를 개혁하는 방식이다. 장호성 총장은 “한남동에 있을 때는 문제 있는 학교로 간주됐지만 죽전으로 온 뒤엔 외부에서 들어오는 연구 자금이 늘어 등록금 의존도가 낮아졌다”고 말했다. 2005년 80%를 넘었던 등록금 의존율이 70%대로 낮아졌다.

다른 대학들도 선전했다. 광운대는 재단 분규 악재를 딛고 전국 순위가 지난해 58위에서 41위로 올랐다. 국민대는 52위에서 37위, 숭실대는 42위에서 32위로 각각 부상했다. 취업률 전국 7위를 차지한 한국항공대는 41위에서 30위로 뛰어올랐다.

대학평가팀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