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태양광발전기+지열 냉난방 = 전기요금 0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185호 22면

동탄 신도시 내 에너지 절감 주택 ‘제너하임’.

스마트그리드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건물의 에너지 사용을 줄이는 것이 첫 단계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건물의 에너지 소모를 줄이고 자체 발전시설을 갖춰야 한다. 외부에서 전기 공급을 받지 않고도 살아갈 수 있는 건물이 최종 목표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제로 주택’ 속속 등장

최근 국내에도 에너지 절감 주택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지난달 공개한 ‘제너하임’이 그것. 제너하임은 ‘제로 에너지’와 독어로 집을 의미하는 ‘하임’의 합성어다. 지난달 말 경기도 화성시 동탄신도시의 ‘푸르지오하임’ 단지 내에 한 채만 시범적으로 건설됐다. 단지 입구에 들어서자 전기로 움직이는 자동차와 자전거가 나란히 서 있었다. 주차해 놓으면 태양광발전기로 자동 충전된다. 189㎡ 규모인 제너하임의 문을 열고 들어가니 빌트인 에어컨에서 나오는 바람이 시원했다.

제로 에너지 주택의 기본은 단열. 꼼꼼한 단열 시공으로 에너지 소모를 30% 줄이고 모자라는 에너지는 태양광과 지열 발전 시스템으로 보충한다. 제너하임은 벽을 단열재로 채우고 단열 효과가 뛰어난 삼중창을 달았다. 지열냉난방시스템도 설치했다. 땅속 100m까지 파이프를 묻어 지열을 냉난방에 활용한다. 땅속 온도는 연중 섭씨 18도 정도다. 100m 깊이의 지하를 돌아 나온 파이프 속의 물은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실내는 고효율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설치해 전력 소모를 최소화했다. 지붕에는 태양열 발전기를 올렸다. 여기서 생산되는 전기로 목욕물을 끓이고, 전기 스토브로 요리를 한다. 대우건설 이희성 주택상품설계팀장은 “단열 시공으로 같은 크기의 일반주택 한 달 에너지 사용량(700h)과 비교할 때 230h나 절감된다”며 “거기에 태양광발전기와 지열 냉난방 시스템으로 얻는 에너지가 총 620h에 달해 되레 한 달에 150h가 남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남는 전력은 푸르지오하임 단지 공용전력으로 쓴다.

제너하임은 실제로 사람이 들어가 살 수 있는 첫 제로에너지 건물이다. 관람과 연구를 위한 시범 건물과는 다르다. 이 팀장은 “다음 달부터 고객들이 실제 생활해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주중에는 일반 관람용으로 쓰되, 주말에는 1박2일씩 직접 살아보며 마당에 놓인 전기자전거나 태양열 조리기까지 써볼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거실에 놓인 텔레비전을 통해 현재까지 생산된 에너지와 소비한 에너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대우건설은 제너하임의 운영 성과를 분석해 2020년까지 에너지 소모가 전혀 없는 아파트 단지를 만드는 데 도전할 예정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도 10일 대구시 내곡동에 ‘에너지 제로’ 시범주택을 공개했다. 한보엔지니어링이 4개월 만에 완공한 지상 2층에 연면적 228㎡ 규모의 단독주택이다. 기존의 건축자재인 콘크리트·벽돌 대신 고성능단열패널(HIP)로 바닥과 지붕·벽체를 만들었다. 지열냉난방시스템도 설치했다. 연구원은 시범주택을 2년 동안 운영해 제로에너지 표준 주택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