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 당뇨병약 ‘아반디아’ 처방 금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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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10여 년 동안 2형(성인) 당뇨병 치료제로 많이 사용돼 온 ‘아반디아’(글락소스미스클라인사 제조)가 국내에서 사실상 퇴출된다. 해당 약이 심장 발작과 뇌졸중 위험을 높인다는 이유로 최근 유럽에서 퇴출되고 미국에서도 사실상 사용이 제한된 데 따른 조치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4일 아반디아 등 로지글리타존 성분이 포함된 당뇨병약 15개 품목에 대해 원칙적으로 처방·조제를 중지토록 하고 이 같은 사항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아반디아는 199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으며 국내에선 약 2만 명의 당뇨병 환자가 복용 중이다. 식약청 장병원 의약품안전국장은 “대체 약이 없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아반디아 처방을 허용할 방침”이라며 “가급적 의료진에게 다른 약을 처방하도록 권장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는 악토스·자누비아 등 10여 종의 대체 약이 시판되고 있어 아반디아는 사실상 퇴출되는 셈이다.

이 같은 결정은 전날 FDA가 아반디아의 안전성을 이유로 “다른 약으로 치료되지 않는 환자에 한해서만 사용토록 제한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이다. 같은 날 유럽 의약품청(EMA)도 “수개월 내에 아반디아의 유럽 내 사용을 금지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해당 약을 둘러싼 안전성 논란은 2007년 5월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스티브 니센 박사가 아반디아 복용 그룹에서 심근경색과 심혈관계 사망 위험이 증가했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아반디아는 2006년 국내에서 연 4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부작용 논란이 불거진 뒤 판매가 줄어 지난해엔 162억원으로 떨어졌다.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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