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수술의 아버지’ 윌스 박사의 후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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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수술의 아버지로 불리는 외과의사 레온 윌스(사진)박사. 북미척추학회 창립자인 그는 평생 척추질환을 연구하며 보다 나은 치료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렇게 얻은 의술은 그가 설립한 훈련센터를 통해 후학에게 전달됐고, 현재 세계 의료현장에서 널리 적용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윌스 박사로부터 정통 척추수술법을 전수받은 제자들이 있다. 이들은 스승의 높은 뜻을 이어가겠다는 마음으로 척추관절 전문병원을 세웠다. 수원에 위치한 윌스기념병원이다.

연구와 교육을 중시한 스승 밑에서 배운 제자답다. 윌스기념병원의 특징은 의료기술 발전을 위한 연구와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점이다. 모든 의사와 직원이 척추분야 최고의 전문가가 되도록 학술활동을 활발히 한다. 그 결과 척추수술 전문가를 양성하는 병원으로 자리매김했다. 그것도 국제무대에서다. 

윌스기념병원은 2007년 세계적인 의료기기 회사인 존슨앤존슨메디컬과 신테스로부터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소침습척추수술 트레이닝센터이자 척추연구센터로 지정받았다. 각국 의료진에 척추수술을 가르치는 의사들의 학교인 셈. 중국·대만·카자흐스탄·이란·인도 등 아시아권은 물론 남미 지역에서까지 매년 20여 명이 이 병원을 찾는다.

이렇게 윌스기념병원에서 1~3개월간 머물며 척추·관절·마취·영상진단 등 선진 의술을 배운 외국 의사들은 자국으로 돌아가 현지에 입소문을 낸다. 이 병원이 해외 환자들에게 높은 신뢰를 얻는 이유다.

2008년 50명 수준이던 해외 환자가 지난해 170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해외 환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최근에는 화상전화시스템을 도입했다. 입국 전에도 화상으로 의료진과 직접 상담해 치료계획을 세우고 본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정기적으로 면담할 수 있다. 이 병원 국제진료센터 심정현 소장은 “국제교류로 해외 환자 유치를 확대해 우리 의료기술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겠다”고 말했다.

윌스기념병원은 지난해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해외 환자 유치를 위한 우수 의료기술의 척추수술 분야에 이름을 올렸다. 우수 의료기술로 선정된 수술법은 경피적 내시경을 이용한 요추 레이저 디스크 제거술, 경추 인공 디스크 치환술, 척추 전방 전위증·불안정증·신경관 협착증의 치료를 위한 전방 요추 간 융합술 및 고정술 등 3건이다. 이는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해 회복이 빠르고 흉터가 작은 최소침습적 수술이다.

최소침습적 수술로 윌스기념병원은 2008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선정한 고관절 수술 분야에서 환자 회복이 빠른 병원 4위에 올랐다. 2007년에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척추수술 병원 중 수술이 많은 병원 3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윌스기념병원에는 5만 명 이상의 환자가 다녀갔다. 그중 약 2500명이 척추질환 수술을 받았다. 윌스기념병원은 치료성적이 뛰어남에도 수술을 권유하지 않는 걸로 유명하다.

박춘근 병원장은 “가능한 한 수술을 하지 않고 비수술적·보존적 요법을 쓰는 게 좋으나 불가피하게 수술을 해야 할 때는 척추 본래의 기능을 최대한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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