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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근차근 펀드 투자] 배당주 펀드 투자의 체크 포인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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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9~10월은 배당주 펀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때다.

국내 상장기업 대부분은 12월 결산 법인이다. 상반기 실적은 8월 15일 전에 발표되고, 이때쯤이면 하반기 실적에 대한 윤곽도 뚜렷해진다. 10일 한국거래소가 한국배당주가지수(KODI)의 구성 종목 변경을 발표하면서 배당주 펀드 투자를 위한 기본 요건은 갖춰졌다. 총 50개 종목 중 지난해와 비슷하게 10개가 바뀌었다. 일부 배당주 펀드가 이에 맞춰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는 만큼 해당 종목의 주가와 펀드 수익률에 반영될 수 있다.

올해는 특히 배당주 펀드의 매력이 크다. 우선 올해 국내 500대 기업의 예상 순이익(97조원)이 지난해(53조원) 대비 배 가까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배당성향(당기순이익에 대한 현금 배당액의 비율)이 지난해와 비슷하다면 배당 수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올 들어 현재까지 배당주 주가가 지수에 비해 대체로 낮아 저가 매수가 가능하게 됐다. 지난해 수준의 배당성향이 유지된다면 주가 대비 배당수익률이 커진다는 의미도 된다.

그렇다면 배당주 펀드에 투자할 때 꼼꼼히 따져야 할 점을 살펴보자.

우선 배당 이익이 펀드 수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간에는 크지 않다는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한다. 배당주 펀드의 기대이익은 ‘배당이익+자본손익’으로 구성된다. 자본손익은 기업성장성과 수급 등 다양한 요인으로 주가가 오를 때 발생하는 차익에서 생기며, 기대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배당이익보다 훨씬 크다.

국내에 출시된 배당주 펀드는 비교지수를 배당지수(KODI)가 아닌 코스피에 맞춘 대형주 위주의 성장형 포트폴리오를 가진 경우가 많다. 초기에 ‘중소형 가치주’ 성격이었던 펀드의 규모가 커지면서 투자 대상 기업이 늘어나면서 생긴 결과다. 따라서 배당수익보다는 펀드에 편입된 종목의 주가 등락이 펀드의 수익률에 더 큰 영향을 준다. 그런 만큼 배당주 펀드를 고를 때는 규모가 다소 작더라도 ‘중소형 가치주 성격’을 지닌 전통적 배당주 펀드를 택할지, 대형주 위주의 안정적 포트폴리오를 갖춘 펀드를 택할지 정해야 한다.

둘째로는 배당주 펀드의 매력인 ‘배당금 재투자를 통한 복리효과’를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이 복리효과는 시차를 두고 발생한다. 배당주 펀드의 투자 적기로 9~10월을 주목하지만 실제 기업 배당금이 들어오는 시기는 다음해 4~5월이다. 펀드에서 배당금에 대한 재투자는 이 시점 전후에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 유의하더라도 배당주 펀드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기대수익률 이상으로 주가가 오르면 주식을 팔아 시세 차익을 얻고 반대로 주가가 오르지 않을 경우 배당시점까지 주식을 보유해 배당수익으로 주가 하락 손실을 만회하는 방식은 장기투자에 적합하다. 퇴직연금 펀드에 배당주 펀드가 많이 포진한 것도 이런 특징 때문이다. 투자 대상 기업이 배당 지급 여력이 있는 건실한 기업이라는 점, 투자비중을 높인 외국인의 배당금 증대 요구, 주주 중심의 투명한 경영에 대한 장기적 흐름이 배당주 펀드의 매력을 유지시키는 장점이다. 장기적 시각에서 배당주펀드 투자 확대를 권한다.

김종철 신한금융투자 펀드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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