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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세계대백제전] 역사 속으로 시간여행 … 대백제의 혼, 사비궁에 다시 담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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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부여군 규암면 합정리 일대에 들어선 3276㎡ 규모의 백제문화단지. 17년 동안 6904억원을 투자한 백제문화단지는 세계대백제전의 메인 무대다. [프리랜서 김성태]

2010세계대백제전에서 위용을 드러낼 백제문화단지. 1400여 년 전 백제 부활의 중심에 백제문화단지가 있다. 충남 부여군 합정리 일원 3276㎡에 17년 동안 6904억원을 투자해 만들었다.

백제 왕궁인 사비궁과 백제의 대표적 사찰인 능사, 계층별 주거문화를 보여주는 생활문화마을이 들어섰다. 백제문화단지는 대목장·단청장·번와장·각자장·칠장 등 5개 분야 중요 무형문화재가 참여해 역사적 고증을 거쳤다. 백제 개국 초기 궁성인 위례성과 백제의 대표적 고분을 보여주는 고분공원, 충남도민의 기증으로 조성된 백제의 숲, 백제 역사·문화를 한눈에 보여주는 백제역사문화관도 자리 잡았다. 한국전통문화학교와 롯데 부여리조트가 단지 안에 있어 역사문화체험을 하면서 즐길 수 있게 됐다.

◆삼국시대 최초 왕궁 사비궁=사비궁은 삼국시대 왕궁의 모습을 최초로 재현한 공간이다. 궁궐의 중심이 되는 천정전(天政殿)과 동쪽의 문사전(文思殿), 서쪽의 무덕전(武德殿) 등이 회랑으로 둘러싸인 형태로 14개 동 4492㎡ 규모다. 고대 궁궐의 기본배치 형식을 기초로 왕의 대외적 공간인 치조(治朝) 권역을 재현했다. 천정전은 궁궐 내 으뜸이 되는 상징적 공간으로 신년 하례식과 외국사신 접견 등 국가·왕실의 중요행사 때 사용하던 공간이다. 높이 19m, 면적 337㎡의 2층 규모로 웅장하고 화려하다. 사비궁의 궁성 지붕에 올려진 장식물인 치미는 미륵사지에서 출토된 것을 참조했다.

◆백제의 대표적 사찰 능사=능사는 사찰 명칭이 밝혀지지 않아 지명에서 따온 이름이다. 부여군 부여읍 능산리에서 발굴된 사찰을 토대로 했다. 백제를 대표하는 유물인 국보 287호 금동대향로, 국보 288호가 이 곳에서 발견됐다. 능산리에서는 사찰의 건립 연대를 알 수 있는 창왕명석조사리감도 함께 나왔다. 유물들은 서기 566년 목탑에 사리를 봉안하고 착공했음을 추정할 수 있는 자료다. 능사에 안치된 유적은 부여 능산리 고분군 주변에서 발굴된 유적을 실물 크기로 재현했다.

◆백제인들의 삶 생활문화마을=계층별 주거양식을 재현해 당시의 생활모습을 보여준다. 백제시대에는 왕 아래 16관등으로 구분해 관직을 두었는데 이곳에서는 4개 계층(귀족·군관·중인·서민)으로 구분, 배치했다.

군관주택은 당대 최고의 무장인 계백장군의 가옥으로 연출했다. 귀족주택은 사택지적의 저택으로 문관의 생활모습을 고증했다. 중류주택은 백제의 전문교육을 담당하는 관직이 살던 곳을 복원했다. 일본에 백제문화를 전파하고 유교경전을 교육한 오경(五經)박사가 이곳에 살았다. 기와 교육을 담당한 와(瓦)박사 마노부노와 악사(樂師) 미마지, 의(醫)박사 왕유능타의 가옥도 들어섰다. 서민계층의 주거로는 불상조각가 도리, 주조 인번, 금속세공 다리, 대장장이 탁소, 도공 신한고귀 등의 집이 재현됐다. 서민계층의 주거시설에서는 당시의 수공업을 엿볼 수 있다. 백제 건국 초기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위례성은 안태전·좌장청·좌평청·망루·고상가옥·움집 등 30동으로 이뤄졌다.

세계대백제전조직위원회 이성우 사무총장은 “관람객들은 조선시대 건축물에 익숙해 백제 건축물이 낯설게 느낄 수도 있다”며 “문화단지를 둘러보면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백제의 미를 음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신진호 기자
사진=프리랜서 김성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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