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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급변사태 ‘중국 포럼’서 첫 토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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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 톈진(天津)에서 13일 개막한 여름 다보스포럼(WEF)에서 북한의 급변사태 문제가 공식 의제로 선정돼 토론이 벌어졌다. 2007년부터 매년 중국 다롄(大連)과 톈진을 오가며 열려 온 여름 WEF에서 북한 급변사태가 주제로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포럼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개막식 기조연설을 할 정도로 중국에서 비중을 두는 세계적인 행사다. 이 때문에 북한의 입장을 고려, 공식석상에서는 논의조차 금지해 온 중국이 돌연 북한 정권 교체 문제를 이처럼 중요한 포럼의 의제로 채택한 배경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북한 급변사태 문제는 이날 오후 3시부터 메이장(梅江)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리더들의 토론’ 코너에 배정됐다. ‘만약 북한에서 변혁 위기가 발생한다면’이란 주제로 한 시간 동안 토론이 벌어졌다.

토론에는 옌쉐퉁(閻學通) 칭화대 국제문제연구소장, 시게무라 도시미쓰(重村智計) 와세다대 교수, 문정인 연세대 교수, 남성욱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소장 등이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 남 소장은 “(후계 이양 과정에서) 북한 급변사태나 군사 충돌이 일어나지 않도록 북한이 최대한 관리할 것으로 본다”며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은 초기 1년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문 교수는 “지난해 4월 이후 북한은 국방위원회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고 북한 지도부 내에 아직 내분 징후는 없다”며 “북한 사회는 지도자가 갑자기 부상할 수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후계 승계 위기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3월 천안함 사건 이후의 ‘한국·미국·일본’과 ‘북한·중국’의 대립구도를 풀어야 한다”며 “북한의 안정이 중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속 가능성을 통한 성장 촉진’을 주제로 개막한 이번 여름 WEF에는 전 세계 과학·기술·산업 부문의 전문가 80여 명, 최고경영자(CEO) 250여 명, 엔지니어 300여 명, 청년과학자 60여 명 등이 참가했다. 한국에서는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서남표 KAIST 총장 등이 참석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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