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감사 백서’로 본 사학 비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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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4년제 A사립대를 운영하는 재단의 이사 B씨는 대학 예산 2억5700만원을 각종 명목으로 빼돌려 자기 돈처럼 썼다. 또 이 학교 교무부처장은 부정 편입을 시킨 대가로 받은 2억7000만원을 재단 고위 관계자와 나눠 쓰기도 했다. 재단 간부는 이 대학의 기부금 3억원을 빼내 자신이 만든 재단에 출자하기도 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2일 사립대 감사에서 드러난 비리 사례를 담은 ‘2009 사립대 감사백서’를 발간했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교과부가 종합감사나 사안감사를 벌인 대학은 40곳(전문대 포함)으로 전체 사립대(352곳)의 11%에 해당한다. 감사 결과 이들 대학에서는 모두 510건의 비리가 적발돼 교직원 2138명이 징계·경고·주의 조치를 받았다. 또 예산 부당 집행 등으로 회계 처리가 잘못된 406억원은 학교나 법인에 회수됐다.

백서에 담긴 비리 사례들은 ▶이사회 운영 비리 ▶부적절한 예산 집행 ▶교직원 인사 비리 ▶입시·학사 관리 비리 ▶연구비·국고보조금 부실 관리 ▶회계·재정 비리 등 다양했다. 4년제 C대학은 이사회 의결과 회계 처리 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학 적립금 115억원을 총장 동생의 회사에 빌려 준 사실이 들통 났다. D대학 관계자들은 정부 수탁 연구과제비 1억8500만원 중 4300여만원을 유흥비로 썼다가 적발됐다. 또 다른 4년제 E대학은 수업은 전혀 하지 않고 특별시험이나 공인 영어성적으로만 학점을 준 사실이 확인됐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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