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일본시장 첫째 키워드 '한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세계 2위 규모인 일본 시장의 흐름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한류.건강.편의.아름다움'이 꼽혔다.

KOTRA가 일본 닛케이 BP 컨설팅이 발표한 일본의 2004년 30대 히트 상품을 분석한 결과 이들 네 가지 키워드가 일본 히트 상품의 주요 비결이었다.

보고서는 첫째로 한류를 선정했다. 30대 히트 상품 중에 한국 TV 드라마인 '겨울연가'가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한류 붐을 일본 내 마케팅에 활용해 상품화하려는 국내 기업들의 노력은 부족한 것으로 지적됐다. 최근 현대자동차가 겨울연가의 일본 이름인 '후유노 소나타'를 연상시키는 쏘나타를 일본에 팔기 시작한 것이 유일한 사례다.

둘째 키워드는 '건강'이었다. 히트 상품 2위인 산토리사의 녹차 음료 이우에몽을 비롯해 흑식초(6위).검은콩 코코아(10위).고엔자임Q10(12위).후라반차(17위).대두펩티드 함유식품(27위) 등이 인기를 끌었다. 이들은 식품에 포함된 특정 성분(서플리먼트)의 효과를 강조해 성공한 케이스가 대부분이다. 의약품과 일반 식품의 중간을 지향하는 이 시장은 최근 일본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 밖에 걸음걸이를 통해 다이어트와 건강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스타일리스트 사라이에가 고안한 워킹법(18위)도 인기를 끌었다. 샤프사의 건강조리오븐 헬시오(34위)는 수증기로 음식을 가열해 기름기와 염분을 제거하고, 비타민C를 파괴하지 않는 건강 조리법을 내세워 히트 상품이 됐다.

바쁜 현대인들에게 '편의'라는 키워드도 빠지지 않는다. 대각드럼세탁건조기(5위)는 세탁통을 앞으로 30도 경사지게 만들어 세탁물을 꺼내기 쉽게 한 단순 아이디어만으로 주부들에게 폭발적 인기를 끌었다. IH쿠킹히터(13위), 소니의 DVD 리코더 스고로쿠(16위), 공항 구내 도시락(22위), 탁상형 식기세척건조기(30위) 등도 편리성을 미끼로 인기를 끈 상품이다.

애플사의 MP3 플레이어 아이팟 미니(3위) 같이 '아름다움'도 히트 상품의 주요 요인이었다. 샤프사의 액정TV 아쿠오스(8위)는 세계적 디자이너 이키다 도시유키의 수려한 디자인으로 유명해졌다. 마쓰시타사의 초박형 42인치 PDP 비에라(21위)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상위에 올랐다. 카오사의 샴푸 '아지엔스'(22위)는 '더 이상 노란 머리가 아닌 흑발'이라며 동양적인 아름다움을 부각해 100억엔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KOTRA 보고서는 "일본 소비시장은 5000조원대에 달하고,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데도 불구하고 빅히트한 한국 상품은 찾아보기가 어렵다"며 "일본의 소비 흐름을 잘 분석하면 일본열도에 히트 상품을 상륙시킬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강조했다.

윤창희 기자

*** '겨울연가 도시락'

춘천 사진에 한국식 메뉴…일 기차역서 선뵈자'불티'

일본 내 한류 붐이 '한국식 열차 도시락'붐으로 번졌다.

일본 최대 철도회사인 JR의 자회사 일본 레스토랑 엔터프라이즈가 1일부터 '겨울 소나타(겨울연가) 도시락'(사진)을 판매하고 있다. 개당 1000엔(약 1만원)이다. 3월 말까지 도쿄의 도쿄역.신주쿠(新宿)역.시나가와(品川)역 등 장거리 노선 출발역 다섯 곳에서만 한정 판매한다. 도시락은 세심하게 기획됐다.

도시락 상자에는 회사 관계자가 겨울연가 촬영지인 춘천에서 찍어 온 사진이 인쇄돼 있다. 김치만두.김치 부침개.불고기.떡볶이 등 아홉 종류의 한국식 반찬과 밥이 들어 있다. 어묵은 겨울연가에 등장하는 눈사람 모양이다. 파인애플은 최지우의 목걸이 모양처럼 장식됐다.

회사 관계자는 "열차 도시락은 하루에 200개 팔리면 대히트이기 때문에 200~300개 판매를 예상했는데, 하루 최대 공급량 700개가 수시간 만에 동이 나 회사가 당황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2일 도쿄역에선 40~60대 주부들이 일부러 이 도시락을 사러 와 장사진을 쳤다. 오후 2시에 매진되는 등 곳곳에서 품귀 현상이 빚어졌다. 회사 관계자는 "하루 제공량을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