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추석에 이산가족 상봉하자”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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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호 01면

북한이 추석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하고 실무 접촉도 가능한 이른 시일 내 하자고 제안했다.

한적에 통지문 보내 … 정부선 “천안함과 별개 문제, 긍정 검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1일 “조선적십자회 장재언 위원장이 유종하 한적 총재 앞으로 통지문을 보내 추석을 즈음해 흩어진 가족·친척의 상봉을 금강산에서 진행하자고 밝혔다”고 전했다. 우리 정부도 긍정적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산가족 문제는 인도적 문제 가운데 핵심 이슈인 만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방침이 확정되면 적십자 실무접촉을 통해 시기와 장소, 규모를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산가족은 천안함과는 연계되지 않는 문제”라고 말했다. 남북은 지난해에도 추석을 맞아 9월 26일~10월 1일 금강산에서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하고 남북 각 100명이 헤어진 가족을 상봉했다. 정부 관계자는 “상봉에 최종 합의해도 가족 선정 작업 등 실무적인 문제로 최소 한 달 이상의 준비기간이 소요된다”며 “10월 중순 이후나 상봉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측이 선제적으로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한 이유로 최근의 극심한 수해와 식량 부족으로 사정이 다급해지자 우선 남한의 인도적 지원으로 이를 해결하고 아울러 후계 확립 기간에 대외 관계를 안정적으로 끌고 나가기 위한 유화공세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장재언 위원장은 통지문에서 “이번 흩어진 가족·친척들의 금강산 상봉을 계기로 북남 사이의 인도주의 협력사업이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어려운 상황에 처한 북한이 남측에 자기 식 관계 개선 메시지를 보내는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10일 러시아에서 “제2의 개성공단 같은 것이 만들어지길 원한다”고 언급한 예를 들며,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이 남북관계 변화의 실마리가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남북한 긴장이 고조된 상태로 계속 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도 “북한의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제대로 된 남북관계가 가능하다는 원칙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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