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대학(UF)이 자리 잡은 교육 도시 게인즈빌. 2007년 내셔널지오그래픽 TV가 선정한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고 놀기 좋은 곳’ 중 하나다. 평화로웠던 플로리다주 북부의 작은 도시 게인즈빌에 ‘태풍’이 몰아치고 있다. 이곳의 복음주의 교회 ‘도브 월드 아웃리치 센터’가 9·11 테러 9주년을 기해 이슬람 경전 코란 200여 권을 불태우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아버지 교회는 광신도 집단”=미국 미주리주 출신인 존스는 1981년부터 2008년까지 독일 쾰른의 한 교회에서 목회를 했다.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이와 관련, “존스가 동성애자와 이슬람을 공격하는 과격한 설교를 하다 쫓겨났다”고 보도했다. 또 그가 자신과 아내를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사람”으로 묘사하며 교인들에게 돈을 요구했고, 자신의 뜻에 따르지 않을 경우 ‘하나님에 대한 불복종’으로 매도했다고 전했다. 존스와 전처 사이에 태어난 딸 에마도 “아버지의 교회는 광신도 집단(cult)”이라며 “그들은 정신적인 폭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성조기 태워도 못 막아=에릭 홀더 미 법무장관 겸 검찰총장은 7일 주요 종교 지도자들을 만나 이번 사건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홀더는 이 자리에서 코란 소각 계획을 “바보 같은 짓”이라고 비난하며 “(종교 관련) 증오범죄 수사를 강화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미 정부가 존스의 코란 소각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미 수정헌법 1조는 “의회는 표현의 자유, 출판의 자유를 제한하는 어떤 법률도 제정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미 대법원은 89년 국기 소각을 금지한 48개 주 법률 조항을 폐지하라고 결정했다.
김한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