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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팅 공연서 'Shape of my heart' 연주 밀러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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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지난달 28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스팅 내한 공연. 기타리스트 도미닉 밀러(45)의 솔로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객석에서 환호성이 터졌다. 도미닉 밀러와 스팅이 함께 만들어 영화 '레옹'에도 삽입된 최고의 히트곡 'Shape of my heart' 전주였다. 이 곡은 두 번의 앙코르를 포함해 1시간40분가량 진행된 스팅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했다. 최고의 아티스트란 명성에 걸맞게 세션.코러스까지 완벽한 기량을 선보였던 스팅의 공연은 끝났다. 관객은 집으로, 스팅은 숙소로 돌아갔지만 쇼는 끝나지 않았다.


같은 날 자정이 지난 시각, 대학로 재즈 클럽 '천년동안도'에서는 도미닉 밀러의 이름으로 작은 공연이 열렸다. 제이슨(피아노).라니(퍼커션) 등 스팅 무대에 섰던 멤버들이 그대로 무대에 올랐다. 이 작은 공연을 위해 영국의 기타리스트 닐 스테이시가 날아왔다. 200여 관객은 술 넘기는 소리도 죽여가며 무대에 시선을 고정했다.

도미닉 밀러는 클래식 앨범 한 장을 포함해 솔로 앨범 네 장을 낸 뮤지션. 스팅은 그를 "나의 왼팔이자 오른팔"이라고 말한다. 29일 숙소 W호텔에서 그와 단독 인터뷰를 했다.

-스팅과 투어를 다닐 때 늘 클럽에서 따로 공연을 하는 이유는.

"스팅의 공연은 틀에 꽉 짜여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실수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클럽에선 모든 관객을 눈으로 보며 연주를 하기 때문에 거짓말을 할 수 없어요. 그래서 위험하지만 그만큼 얻는 것도 많습니다. 또 관객과 따뜻한 교감을 주고받을 수 있어서 좋지요."

-전천후 기타리스트로 유명한데.

"하나에 집착하는 건 싫어합니다. 음악에 관한 한 끊임없이 배우는 학생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스팅의 초기 작품을 비롯, 여러 아티스트의 100여개 앨범에 세션으로 참여하면서는 주로 일렉트릭 기타 연주를 했지요. 하지만 솔로 활동은 제 음악과 목소리에 더 잘 어울리는 어쿠스틱 기타 위주로 합니다."

-스팅과 함께 작업하는 건.

"그와 함께 작업하는 건 아주 즐거운 일입니다. 우리는 형 동생처럼 긴밀한 사이입니다. 그는 제가 닮고 싶은 사람이고, 저 역시 그에게 없는 부분을 갖고 있지요. 서로 다른 곳에 투어를 다녀오면 거기서 얻은 아이디어와 의견을 교환합니다. 얼굴이 알려져 마음대로 다닐 수 없는 스팅에게 제가 수집한 여러 경험이나 기념품을 전해 주기도 합니다."

-스팅과 15년이나 함께 활동한 배경은.

"저는 클래식 기타에서 시작해 록과 재즈를 연주했습니다. 아르헨티나 출신이라 남미 음악에도 익숙합니다. 덕분에 여러 장르가 혼합돼 있는 스팅의 음악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룰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쉐이프 오브 마이 하트'는 어떻게 태어났나.

"쇼팽의 '녹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멜로디를 짓고 남미 리듬을 접목했습니다. 그걸 들려줬더니 스팅이 가사를 썼습니다. 그가 가사를 쓰는 솜씨는 대단합니다. 덕분에 아주 슬픈 노래가 탄생했죠."

-도미닉 밀러란 이름으로 다시 한국에 올 계획은.

"다시 오고 싶습니다. 생동감 넘치는 한국 팬들을 보니 힘이 나더군요. 공연도 좋지만 한국 사람들의 삶도 살펴보고 싶습니다. 사람의 얼굴에는 이야기가 쓰여 있거든요. 그런 걸 수용해 새로운 음악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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