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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준비위·금융안정위원회 ‘신흥국 금융 콘퍼런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우리는 회복까지 몇 년이 걸릴 수 있는 종합적이고 치명적인 경제적 붕괴(breakdown)를 경험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의 마틴 울프 수석 논설위원은 3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회와 금융안정위원회(FSB)가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공동개최한 ‘신흥국 금융 콘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이렇게 경고했다. 그는 “현 상황에 안주하면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절반만 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G20을 중심으로 한 각국의 정책 공조가 여전히 중요하다는 거다.

울프는 “신흥국, 특히 아시아 국가는 선전하고 있지만 전 세계가 완전한 경기회복 단계에 접어든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의 구제조치에도 불구하고 지금이 지속가능한 경기회복 상태인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규제와 관련해 “대마불사(too-big-to-fail) 소리를 듣는 대형 금융회사는 특별히 자본을 극적인 수준으로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래야 글로벌 금융위기를 야기했던 금융시스템의 과도한 욕심을 억제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금융안정위원회의 마리오 드라기 의장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국가 간 협력을 바탕으로 일부 영역에서 각국이 공동으로 금융회사를 규제·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또는 FSB,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같은 국제 금융기구가 각국의 금융 규제·감독 시스템에 관여해 국제적인 규제가 나라마다 일관성과 통일성을 갖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이기도 한 드라기 의장은 기조연설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세계 경제의 더블딥(반짝 회복 후 다시 침체)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했다.

사공일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은 개회사에서 “서울 G20 정상회의는 G20이 국제경제협력에 대한 최상위 포럼으로서의 실행능력과 신뢰성을 갖고 있는가를 판단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이 글로벌 금융안전망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글로벌 안정화 메커니즘(GSM)과 관련해 그는 “서울에서 합의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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