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유홍준 "'정조발언 속뜻은 정조한테 배우라는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근 광화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친필 한글현판을 정조의 한자글씨로 바꾸기로 한 문화재청의 방침이 정치적 논란거리로 부상한데 대해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해명에 나섰다.

유 청장은 지난 26일 오후 KBS '라디오 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와 전화 인터뷰를 갖고, 논란이 된 '정조발언'(노무현 대통령이 정조와 비슷하다)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면 노 대통령에게 '정조를 좀 배우십시오'라고 이야기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조발언에 관한 유 청장의 해명을 그대로 인용하면 이렇다. "제가 청장 입장에서 대통령한테 누구를 배우라 마라 이야기 할 수 있습니까? 그러니까 지금 노무현 대통령이 내건 기치는 개혁이잖아요. 역대 군주 중에서 개혁을 가장 부르짖고 시행하고 하다가 좌절하고 했던 대표적인 군주가 정조입니다. 그러니까 역사적인 선조로부터 그런 것을 우리 역사 속에서 배우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것을 우회적으로 이야기한 것이지, 제가 뭣 때문에 대통령에게 아부하듯이 대통령에게 그렇게 이야기를 하겠습니까?"

유 청장은 또 '현역 서예가나 과거 명필의 집자 또는 어필의 집자 중에서 정조대왕의 집자가 가장 좋다는 내부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추사 김정희의 글씨로 바꾸는 게 가장 낫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나 이같은 의견을 주장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유 청장은 "자신이 문화재청장이 되기 전에 추사와 관련된 책을 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유 청장은 또 한글 현판이기 때문에 교체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만약 경복궁에 있는 모든 현판을 옛날 사람이 쓰던 식으로 다 해놓고 정문(광화문)만을 한글로 다시 바꾼다고 하면 전혀 논리에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센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