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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블릿PC 춘추전국시대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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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태블릿PC가 스마트폰에 이어 통신·전자 업계의 새 승부처로 떠올랐다. 선공에 나선 건 KT다. 중소 정보기술(IT) 업체인 엔스퍼트와 함께 태블릿PC ‘아이덴티티 탭’을 다음 달 10일 판매한다. SK텔레콤도 다음 달 삼성전자의 ‘갤럭시 탭’을 선뵌다. LG전자의 새 태블릿PC도 LG유플러스를 통해 연내 출시될 예정이다. 미국 등에서 바람몰이를 한 애플 아이패드를 비롯해 팬택·TG삼보컴퓨터·코원 등 국내 IT 기기 제조사들의 제품도 시판 예정이다.

#KT, 중저가 시장 선점 노려

KT ‘아이덴티티 탭’의 강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월 2만7000원을 내는 와이브로 2년 약정 요금제에 가입하면 단말기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와이브로(휴대 인터넷) 신호를 와이파이(근거리무선랜) 신호로 바꿔주는 ‘에그’도 공짜다. 와이브로 망이 깔린 수도권에서만큼은 이동 중에도 끊김 없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뿐 아니라 KT의 온라인 장터인 ‘올레 마켓’에서도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 이하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

음성 통화를 지원하지 않고 3세대(3G) 이동통신망을 쓸 수 없는 것은 단점이다. KT의 김성철 상무는 “와이브로가 내년 전국 84개 시로 확대되면 3G 망을 타지 않고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끊김 없이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음성통화 기능을 넣지 않은 데 대해선 “아이덴티티 탭은 휴대전화 대용물이 아니라 콘텐트 활용을 위한 보조 기기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KT는 이 제품을 시작으로 애플 아이패드를 포함해 20만~100만원대의 태블릿PC 4~5종을 하반기 중 내놓을 예정이다.

#아이패드와 갤럭시 탭의 벽 넘을까

SK텔레콤도 삼성전자 갤럭시 탭을 다음 달 내놓는다. 삼성전자가 다음 달 3일 열릴 독일 가전전시회(IFA2010)에서 첫선을 보일 갤럭시탭은 아이덴티티 탭과 달리 영상 통화와 3G 망 이용을 지원한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단말기 구입을 위한 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이라며 “전용 요금제도 내놔 사용자들이 저렴한 가격에 각종 멀티미디어 데이터를 마음껏 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사들이 태블릿PC 시장에 공을 들이는 건 매출 잠재력이 커서다. 태블릿PC는 화면이 작은 스마트폰보다 영화·게임·뮤직비디오 등 데이터 용량이 큰 앱을 활용하기에 적합하다. 그런만큼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액((ARPU)도 높다. KT 관계자는 “미국에선 아이패드의 데이터 트래픽이 아이폰의 열 배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고 말했다.

IT 기기 제조사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국내 업체들뿐 아니라 HP·델·도시바·레노버·아수스 등 해외 대형 업체들도 연말을 기점으로 새 단말기를 내놓을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기기들이 아이패드의 아성을 무너뜨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아이 서플라이는 최근 ‘올해 세계 태블릿PC 시장에서 아이패드의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74.1%에 달할 것이며 향후 2년간은 선두를 유지할 것’이란 내용의 보고서를 낸 바 있다. 미국가전협회(CEA)는 태블릿PC가 올해 미국에서만 690만 대, 2011년에는 1360만 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나리 기자

◆태블릿(Tablet) PC=키보드 없이 앞면 전체가 터치 입력방식 액정화면으로 돼 있고, 언제 어디서나 무선망에 연결돼 앱을 마음대로 쓸 수 있는 모바일 인터넷PC. 지난 4월 애플 아이패드가 출시된 뒤 차세대 단말기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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