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브랜드 경쟁력] 보면 볼수록 친근 … 친구 같은 기업에 마음 열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애플의 아이팟(2001년)이 나오기 전에 지구촌에는 수많은 MP3플레이어 브랜드가 있었다. 아이폰(2007년) 출시 이전에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존재했다. 아이패드(2010년)가 세상에 나오기 전에도 윈도를 운영체제로 하는 태블릿PC가 수십 개나 있었다.

전 세계 정보기술(IT) 기업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애플은 엄밀히 말하면 새로운 산업을 창조한 회사는 아니다. 그러나 애플은 완전히 새로운 산업을 창조했다. 아이팟을 통해 음원 시장을 확 키웠고 아이폰으로 소프트웨어(SW) 유통 시장을 재편했다. 오늘날 ‘애플’이라는 브랜드는 ‘창조’ ‘혁신’과 동의어처럼 불린다.

이를 두고 저명한 브랜드 컨설턴트인 마틴 린드스톰은 “애플 브랜드는 아주 강력해 일부 소비자들은 마치 예수를 따르는 기독교인들과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잡스는 불과 10년여 만에 종교와 같은 브랜드를 구축한 것이다.

한국에도 이런 강력한 브랜드 경쟁력을 갖춘 기업이 있을까.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한국생산성본부(KPC)는 29일 ‘2010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 서비스 부문’ 결과를 발표했다. 소비자 4만9900여 명의 설문조사를 거쳐 생명보험·신용카드·은행 등 21개 서비스군 85개 브랜드의 경쟁력을 10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올해 NBCI는 평균 64.2점으로 지난해(69.4점)보다 5.2점 하락했다. 올해부터 그동안 적용해온 미래예측 시장점유율(PFMS·소비자의 향후 구매 의도를 포함한 시장점유율) 대신 현재 시장점유율(MS)을 새로 적용해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현재 MS를 기준으로 하면 지난해 NBCI는 64.7점이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비스군별로는 백화점(69점)과 초고속인터넷(69점), 대형마트(67점) 순으로 브랜드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편의점(60점)과 인터넷서점(61점), 증권(61점) 등은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다. TV홈쇼핑과 학습지, 종합병원 부문은 1위와 최하위간 점수 차이가 2~3점에 불과해 경쟁이 가장 치열했다. 각 기업(기관)의 마케팅 활동에 따라 언제든지 순위가 뒤집힐 수 있다는 얘기다. 개별 브랜드로는 롯데백화점(73점·백화점)과 QOOK(72점·초고속인터넷), T(71점·3G이동통신)가 1~3위로 꼽혔다. 그 다음이 G마켓(70점·인터넷쇼핑몰), 삼성생명(70점·생명보험) 순이었다.

KPC 백인기 NBCI센터장은 “최근 마케팅 활동을 강화한 BC카드(신용카드)와 서울대병원(종합병원),빕스(패밀리 레스토랑) 등은 지난해 보다 NBCI가 3점 이상 올랐다”며 “이처럼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는 기업은 점차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됐다”고 설명했다.

이상재 기자



5대 도시 5만명 일대일 개별 설문
인지도마케팅 등 6개 항목 조사

어떻게 조사했나

이번 한국생산성본부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BCI) 서비스 부문 조사는 국내총생산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거나 소비 생활과 밀접한 21개 카테고리, 85개 브랜드를 대상으로 했다. 각 부문별로 시장점유율이 높은 3~5개 브랜드를 선정해 이에 대한 경쟁력을 집중 평가했다.

이를 위해 생산성본부는 지난 6월 7일~7월 23일 서울과 부산·대구·대전·광주 5대 도시에서 4만9980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개별 설문조사를 했다. 사용자 표본은 1만1900명, 비사용자 표본은 3만8080명이었다.

주요 평가 항목은 브랜드 인지도 및 이미지·충성도, 마케팅·관계구축 활동, 구매 의도 등 6가지다. 시장점유율이 높은 브랜드이지만 NBCI가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그 반대로 점유율은 다소 떨어지지만 NBCI가 높은 브랜드도 있다. 이는 NBCI가 시장점유율과 관련은 있지만 종속적 영향을 받지 않음을 의미한다.


이상재 기자



☞NBCI=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National Brand Competitiveness Index)의 영문 머리글자. 기업이 마케팅 활동을 통해 쌓은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충성도·관계구축 실적 등을 100점 만점으로 산출한 것이다. 한국생산성본부가 2003년 지식경제부 지원을 받아 개발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