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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블라니 공 같은 제3세계 제품 많이 사주면 어린이 노동 근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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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어른들에게서 희망을 봤어요. 제3세계 어린이들을 힘겨운 노동에서 해방하려는 공정무역 캠페인에 귀를 기울여 주셨죠.”

26일 오후 7시 고려대에서 열린 제2회 청소년 사회참여 발표대회 시상식에서 ‘아동들에게 희망주기 프로젝트: 공정무역에 참여해요’로 최우수상(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을 받은 ‘희망 이야기’팀의 말이다.

청소년 사회참여 발표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희망 이야기’팀. 뒷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맹지은·강다현·이재협·장우석·이수민·김태이·정재문·홍재영. [김태성 기자]

대회는 고려대·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공동 주최하고, 교육과학기술부·행정안전부·경기도교육청·미국시민교육센터(CCE)·중앙일보 시민사회환경연구소가 후원했다. 주최측은 지난 3월 중순 참가 등록을, 7월 하순 원고접수를 받아 중고교 참가 팀 77개 가운데 16개 팀을 본선에 진출시켰다. ‘희망 이야기’팀은 유일한 중학생 팀이다.

이 팀은 신사중 2학년 장우석·이재협·정재문·홍재영 군과 이수민·강다현·맹지은·김태이 양 등 8명으로 이뤄졌다. 장우석(14)군이 팀 결성을 주도했다. 그는 신사중 3학년인 친형(원석)이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은 데 자극받았다. 학생들은 올해 남아공 월드컵 공인구인 ‘자블라니’가 공정무역 제품임을 알고, 발표 주제를 정했다.

“전세계 축구공의 70%를 만드는 파키스탄 펀자브 지방에서 어린이들이 자블라니를 만든다는 거예요. 축구공 하나를 만들려면 가죽을 1620번이나 바느질해야 하고, 이런 일을 어린이들이 하루 10시간 이상 한답니다. 이런 제3세계 제품을 많이 사주면 부모의 수입이 늘어 결국 아이들이 노동을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들은 자료를 모으고,한국공정무역연합 등 시민단체를 찾아 다니면서 공정무역 제품이 커피·초콜릿·청바지 등 다양하고, 아름다운가게·울림 등 공정무역 가게 2곳이 있음도 알았다. 근로기준법, 영국의 공정무역타운 인증제도, 노동착취 금지협정 등을 공부한 뒤 공공정책의 대안을 내놓았다. 또 강남구 및 구 의회에 “값싼 아동 노동력을 쓰지 않는 제품을 구매하자”는 정책을 제안했다. 아빠들의 회사에 공정무역 제품을 사달라고 부탁했다. 이들 학생은 “동아리 활동을 계속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대상(국회의장상)은 ‘미등록 이주 아동들의 기본적 교육권 강화’ 를 발표한 ‘쏘셜백신(social vaccine)’팀에 돌아갔다. 이 팀의 주축은 민사고 학생들이다. 대상·최우수상·우수상을 받은 7개 팀은 20개 국 전문가들이 참가한 가운데 10월 20일 창원에서 열리는 ‘시민교육아태대회’에서 발표한다.

글=김영섭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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