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카타우' 화산 다시 자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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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남쪽 해역에서 122년 전 대폭발로 사라진 화산 크라카타우의 자리에 새 화산이 해마다 6m씩 자라나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24일 보도했다. '아낙 크라카타우'(크라카타우의 아들)로 불리는 이 화산은 약 70년 전부터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소규모 폭발이 이어지는 등 그 기세가 사나워 인근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 화산이 겁나는 이유는'아버지'크라카타우의 폭발이 대단했기 때문이다.

당시 40m나 되는 해일이 수마트라와 자바 섬을 휩쓸어 3만6000명이 사망했다. 당시 영국 지질학자들은 폭발로 분출된 돌과 파편이 10㎦에 이르렀으며 화산재가 햇빛을 차단, 몇 해 동안 지구의 기온이 떨어졌다고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화산.지질위원회의 한 연구원은 "아낙 크라카타우 내부의 마그마층이 두꺼워져 고압 가스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탓에 압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향후 140년 내에 대폭발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1993년 미국인 관광객들이 꼭대기에 올라갔을 때 소규모 분출이 일어나 1명이 숨지고 5명이 다친 일도 있다. 이후 당국은 화산 접근을 막고 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그동안 수마트라와 자바 섬의 인구가 크게 늘었기 때문에 1883년과 같은 규모의 폭발이 다시 일어난다면 인명피해가 엄청날 것으로 우려했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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