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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구조조정 회오리…20곳 통폐합 추진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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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대학 구조조정의 회오리가 거세게 불고 있다. 공주대와 천안공대가 통합한 지 한달 뒤인 지난해 12월. 전국 8개 대학에서 본격적인 통합 추진을 알리는 선언이 잇따랐다.

'교수총회에서 통합 찬성 결의'(삼육대와 삼육의명대), '통합추진위원회 구성'(탐라대와 제주산업정보대), '이사회에서 통합 승인'(동명정보대와 동명대), '구조개혁 공동연구단 발족'(경북대와 상주대)….

이뿐 아니다. 경원대.경원전문대.가천의대.가천길대학 등 4개 대학이 하나가 되는 대규모 통합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본지 취재 결과 이런 방식으로 통합을 추진 중인 대학 수는 겉으로 드러난 것만도 20개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게 대학 관계자들의 공통된 전망이다.

올해부터 대학 구조조정이 급물살을 타게 되면 그 수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대학 구조개혁 방안을 내놓은 교육인적자원부는 올해부터 구조조정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연초부터 '대학 혁신'을 교육분야 화두로 내세워 교육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여기에 만성 재정난에서 벗어나려는 대학들의 몸부림이 합쳐져 구조조정은 가속도가 붙고 있다. 교육부는 2009년까지 통폐합으로 87개 대학이 없어질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통합 추진 작업이 가장 급박하게 돌아가는 곳은 가천길재단 산하 4개 대학. 이들 대학의 통합은 두 단계로 나눠 추진된다.

우선 경원학원 산하의 경원대와 경원전문대가 경원대로, 가천학원의 가천의대와 가천길대학(전문대)이 가천의대로 올해 안에 통합된다. 이들 통합대학은 2006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뽑는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이어 통합 경원대와 가천의대도 2009년까지 하나로 합칠 예정이다. 대학 간 통폐합뿐 아니라 정원 감축, 학과 통폐합 등 대학들의 자체 구조조정도 빨라지고 있다.

서울대는 올해 입학정원을 16%나 줄였다. 전남대는 내년 정원을 10% 줄이기로 했고, 부산외대는 올해부터 매년 정원을 50명씩 줄여나갈 계획이다. 서울대 정운찬 총장은 "올해 입학정원을 3260명으로 줄였으나 개인적으로는 2500명만 뽑았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구조조정은 낙후된 국내 대학 수준을 선진국 반열로 끌어올리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2009년에는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크게 줄어들어 교육여건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논문 수 세계 100위 대학 수'도 현재의 1개(서울대)에서 5개로 늘어난다.

대학 구조조정이 보다 원활하게 이뤄지기 위해서는 법.제도적 보완책이 뒤따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특히 학생 수 감축에 따른 재정 결손을 일정 기간 정부가 지원하고 문 닫을 상황에 처한 사립대의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하기 위해 '학교 매매'를 양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특별취재팀=김남중.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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