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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쓰는 에너지 40%는 빌딩서 … 이것만 개선해도 엄청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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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미국 IBM은 ‘스마터 플래닛(Smarter Planet·똑똑한 지구)’이라는 어젠다를 설정하고 이와 관련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스마터 플래닛의 핵심 키워드는 정보기술(IT)을 이용해 지구상에서 일어나는 낭비와 비효율적인 요소들을 제거하는 것이다. IBM은 특히 건물·도시 등에서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하는 ‘스마터 빌딩’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 초기부터 수학적 분석을 맡고 있는 IBM웟슨연구소 이영민(사진)박사는 “현재 미국에서 소모되는 에너지의 40%가 빌딩에서 나온다. 이것만 개선해도 엄청난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초 서울에서 열린 국제시스템역학회의 참석차 방한했다.

-IBM이 스마터 빌딩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미국 뉴욕시가 1년 동안 에너지 비용으로 10억 달러(약 1조1800억원)를 쓴다. 뉴욕시는 이런 에너지 사용량과 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30% 줄인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IT접목을 통한 빌딩의 에너지 효율화가 필수적이다.”

-스마터 빌딩 프로젝트는 어느 정도 진행됐나.

“빌딩의 에너지 소비 관련 요소들을 평가하고, 과거부터 지금까지 에너지 사용 행태의 변화 추이를 살펴보고 있다. 특히 에너지 사용 행태를 바꾸거나 빌딩 에너지 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변수(솔루션)에 따른 에너지 절감 효과 등을 조사하고 있다.”

-스마터 빌딩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기존에는 냉·난방기의 효율적인 사용에만 치중했다. 그 해결책도 어떤 기기들을 설치하고, 어떻게 효율적으로 이용하느냐가 전부였다. IBM은 한 발 더 나아가 빌딩에서 이뤄지는 모든 에너지의 수요·공급·운영을 살펴 가장 적절한 솔루션을 찾고 있다.”

-실제로 현장에 적용한 사례가 있나.

“IBM 뉴욕주 버몬트 공장에 스마터 빌딩 솔루션을 도입해 연료 사용량을 21%, 전기 사용량을 14% 줄였다. 이를 통해 1년에 1000만 달러 정도를 절감했다. IBM 데이터센터도 냉방을 최적화하는 방법으로 에너지 사용량을 20% 줄였다.”

-현재 스마터 빌딩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현장은.

“지난 4월부터 노후화된 뉴욕 공립학교 1000여 개의 건물들에 대한 개선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캐나다의 한 대학 내 60개 빌딩 효율화 작업도 진행 중이다. 빌딩 숫자는 적지만 한 공간에 모여 있는 빌딩들을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에너지 효율화를 이룰까 고민하고 있다.”

-한국의 빌딩 효율화는 어느 수준인가.

“에너지 효율성이 가장 높은 빌딩으로 서울 서초동의 삼성 본사 건물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 건물도 좋은 장치들만 모아놓았지, 현재와 미래의 에너지 사용량과 건물 이용자 수 등까지 고려한 최적화 모델은 아닌 것 같다. 미국에서 잇따라 도입 중인 스마터 빌딩 개념까지 발전시킨 건물을 앞으로 한국에서 구축하고 싶다.”

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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