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주류 '간판' 누가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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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민주당의 '신주류'내지 '쇄신파'의원들이 한화갑(韓和甲)대표 등 동교동계 중심의 당권파 교체를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후임 인선을 놓고 내부 경쟁이 뜨겁다.

물론 당의 '얼굴'이 당 대표가 될지 집행위원장이 될지는 향후 진척사항을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명칭이 어떻게 되든 당을 대표하는 자리인 데다, 노무현 당선자가 대통령에 취임하면 당·정 분리원칙에 따라 상당한 재량권을 가질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먼저 도전의사를 내비친 사람은 정대철(鄭大哲)선대위원장. 그는 2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나는 지금 대표하는 분(한화갑 대표 지칭)보다 정치를 10년 더 해 시니어 랭크(경력 순위)가 거의 1번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런 말이 나오는 것"이라며 의지를 보였다. 鄭위원장은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대표만 바뀌어도 인적 청산은 사실상 이뤄지는 것 아니냐"고 했다. 지난 4월 최고위원 경선에서 그는 韓대표에 이어 2위 득표를 했다.

당선자의 정치자문역을 하고 있는 김원기(金元基)고문도 대표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여소야대(與小野大) 상황과 당내 지지기반이 약한 盧당선자의 안정적 국정운영을 뒷받침하는 차원에서도 어느 때보다 당 대표의 정치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당 해체'요구 회견을 주도한 조순형(趙舜衡)선대위원장과 정동영(鄭東泳)의원도 이 경쟁 대열에 끼여 있다. 소장·쇄신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그런 분위기가 생기고 있다. 鄭의원은 "새 질서를 만들자는 마당에 기성질서가 온존하는 땜질식 처방으론 곤란하다"고 의욕을 보였다.

김상현(金相賢)의원은 盧당선자측에서 추진 중인 정치개혁안이 실현될 경우 실질적 권한을 갖게 될 원내총무직에 마음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민 기자 jmlee@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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