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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종 독살설, 이방자 수기 … 다시 보는 한·일 강제병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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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동북아역사재단은 한·일 강제병합 100년을 재조명하는 학술대회와 전시를 마련한다. 학술대회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24~26일 3일간 열린다. 한·중·일, 대만·미국·독일 등 6개국 33인의 학자들이 참석한다. ‘일본의 한국강제병합 과정’, ‘동아시아 식민주의와 일본’, ‘역사인식과 동아시아의 미래’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기조연설은 무샤코지 킨히데 오사카경법대 교수와 재일교포인 변영호 츠루문과대학 교수가 맡았다. 와다 하루키 교수, 김영호 유한대 총장 등 한국강제병합 100년 한일 지식인 선언을 주도한 저명한 학자들이 참석한다. 주목되는 건 24일 이태진 서울대 명예교수의 발표다. 이 교수는 일본이 자행한 각종 외교문서의 변조행위를 지적하며 “양국 원수의 비준이 없는 조약으로 국권이 이양된다는 것은 국제조약 역사상 유례가 없는 것”이라 주장한다. 또 일본 궁내부 장관이었던 구라토미 유자부로의 일기와 이방자 여사의 수기에 공통적으로 나타난 자료를 토대로 고종 독살설을 입증한다. 당시 일본 총리대신이었던 데라우치가 조선총독 하세가와에게 “보호조약(을사늑약)이 유효였다는 것을 확인하는 문서를 요구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에는 독살하라”는 밀명을 내렸다는 것.

‘한일강제병합 100년 조약자료 전시회’는 27까지 국회에서 열린다. 법적 절차를 차곡차곡 밟은 일본 천황의 병합조약 재가 문서와 조서, 반면 순종 황제의 서명이 빠지고 통감부가 갖고 있던 어새만 찍힌 한국 측 문서가 비교된다. 일본군이 설치했던 위안소 중 자료나 증언 등으로 규명된 것을 지도상에 표시한 ‘위안소 웹지도’ 한글판(www.historyfoundation.or.kr) 서비스도 20일 시작됐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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