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대선의 경우, 연령대별로 선호 후보가 확연히 갈린다. 양극화 흐름을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투표율이 승패를 가를 변수라고 할 수 있다.
각당과 여론조사 기관·선거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후보는 50대 이상에서 강세다. 민주당 노무현(盧武鉉)후보는 20∼30대 유권자층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확실층은 50대 이상이 많다. 때문에 투표율이 낮으면 한나라당이 유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대로 높으면 민주당이 유리하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그 기준을 80%로 잡고 있다. 80% 밑돌수록 한나라당이, 그걸 넘어갈수록 민주당이 유리하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의 한 기획위원은 "투표율이 높아지면 젊은층이 많이 투표한다는 뜻이어서 우리 당에 불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론도 있다. 김무성(金武星)미디어대책본부장은 "50대 이상 부모들이 자녀를 설득 중이어서 20, 30대의 투표율이 올라가면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 당직자는 "부재자 투표도 민주당은 압도적이라고 주장하지만 대등하다는 분석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쪽은 "투표율이 높으면 압승"이란 분위기다. 이해찬(李海瓚)기획본부장은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투표율 80%에서 우리가 74만표 차이로 이기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투표율이 높아지면 그만큼 격차도 벌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양당은 투표율 전망에서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97년 대선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본다. 1997년 투표율은 80.7%. 선대위 관계자는 "20대의 TV토론 시청률이 전체 시청률 30% 가운데 2.5%"라며 "20, 30대 투표율이 올라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지난번 선거보다 투표율이 높아질 것 같다"고 주장한다. "이념대결, 세대 간 대결 양상 때문에 젊은층이 투표에 많이 참여할 것"이라는 얘기다.
중앙선관위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80.5%다. 이는 97년 같은 시점에 조사한 88.4%보다 7.9%포인트 낮은 수치다.
이정민·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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