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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경제 戰後 최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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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독일의 내로라 하는 기업인들은 현재 독일 경제를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위기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파이낸셜 타임스는 자매지인 FT 도이칠란트와 공동으로 독일 1백대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독일 기업인들이 대부분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재선된 후 세금·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사업환경이 크게 나빠졌다며 분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독일 기업인들은 또 정부가 철저한 개혁을 실시하지 않을 경우 독일 경제가 돌이킬 수 없는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포츠용품 회사인 아디다스의 허버트 하이너 회장은 "현재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은 독일의 미래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투자은행 회장은 "2차대전 후 현재처럼 상황이 나빴던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기업인들은 독일 정부가 ▶정책을 자주 변경하는데다▶장기적·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는 점을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했다.

특히 이번 주중 독일 정부가 예금이자에 대해 25%의 세금을 일률적으로 물리는 방안을 추진 중인 데 대해서도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가뜩이나 경쟁국보다 세율이 높은데 더 올려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독일의 반도체 회사인 인피니온의 울리히 슈마허 최고경영자는 "경쟁업체에 비해 최고 두배 가까이 세율이 높은 독일을 떠나 본사를 다른 나라로 옮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독일 기업인들은 독일 경제의 회생을 위해 ▶규제완화▶관료주의 철폐▶세금 감면 등을 통한 사회비용 축소 등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정재 기자

jjy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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