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디자인하는 남자들:프라자호텔의 헬스인스트럭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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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8면

건강에 대한 직장인들의 관심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피트니스센터, 헬스클럽 등 규칙적으로 체력을 관리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러닝머신을 타고 수영을 즐기는 이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무리하게 운동을 하거나 운동 습관을 잘못 들여 몸을 해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송년회 등 잦은 술자리로 건강을 해치기 쉬운 연말을 맞아 서울플라자호텔 피트니스 센터에서 '건강관리 지도사(헬스 인스트럭터)'로 일하는 이준영(31)씨·김아현(29)씨·서동환(27)씨 등에게서 질병 예방법과 바람직한 건강 다지는 법 등을 들어봤다.

-'건강관리 지도사'는 어떤 일을 하나.

▶이준영=의학적인 치료 이외에, 운동과 관련된 모든 건강 분야를 점검하고 지도해 주는 사람을 말한다. 스트레칭과 수영 등 각종 운동에 관한 강의는 물론 혈압을 체크하거나 체지방·혈당·체력 등을 분석하는 간단한 진단까지 해 준다.

▶서동환=피트니스 센터를 찾는 사람들에게 '일대일'맞춤 운동 프로그램을 짜주는 것을 비롯해 현장에서 운동을 직접 지도하는 역할이다. 물론 응급처치나 올바른 건강에 관한 지식을 제공하는 일도 한다.

▶김아현=전문 의료진이 아니기 때문에 병이 생긴 뒤에 '치료'차원의 운동 지도를 하지는 않는다. 질병 예방을 위한 모든 운동과 재활을 위한 운동에 초점을 두고 총체적으로 건강을 관리해 주는 일을 한다고 보면 된다.

-바쁜 직장인들에게 권할 만한 건강관리법은.

▶서=바쁘게 움직이는 것이 제일 좋은 운동 중 하나다.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운동이 된다. 바른 자세를 유지하고 근육이 산소를 많이 소비토록 하면 체형이 바르게 되는 것은 물론 다이어트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

▶이=온 몸을 이완하고 긴장을 풀어주는 스트레칭도 중요하다. 근육 결림 예방효과뿐만 아니라 혈액 순환도 좋아진다. 바른 스트레칭만으로도 체련장에서 땀 흘리는 것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직장인들이 가장 흔하게 걸리는 질병이나 통증은.

▶이=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갈수록 늘다 보니 무릎이나 어깨 결림이 많다. 당장에 아프지 않다고 놓아 두면 결국 큰 통증으로 고통을 받는다. 규칙적으로 한시간 단위로 깍지를 끼고 앞뒤 좌우로 팔을 펴는 등의 스트레칭을 꼭 해야 한다.

▶김=술자리가 많은 연말에는 과음한 뒤 출근한 날엔 반드시 한시간 단위로 신선한 공기를 마셔야 한다. 또 물 등 수분을 꾸준하게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음한 뒤 사우나에 가거나 격한 운동으로 땀을 빼는 경우도 적지 않은데,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보람이나 고충을 느낀 적은.

▶서=건강에 대한 관심과 지식이 높아진 것이 부담스럽다. 인터넷 등을 통한 정보 공유 속도가 빨라지면서 고객들이 요구하는 기대 수준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부단히 공부하고 노력하지 않으면 고객들을 만족시키기가 어렵다.

▶김=무릎을 심하게 다쳐 재활할 의지 없이 건강을 거의 포기해 버린 고객이 있었다. 끈질긴 설득과 수중 재활 운동으로 3개월 만에 목발 없이 걷게 됐을 때 보람이 있었다.

-'건강관리 지도사'를 하려면.

▶서=우선 '생활체육 지도자'라는 자격증이 필요하다. '건강관리지도사'로서 대형 피트니스 센터에서 근무하려면 2급 이상의 자격 요건을 갖춰야 한다. 3급은 한정된 종목의 체육 강사만을 할 수 있다.

▶이=무엇보다 자기 관리가 철저해야 한다. 자신의 몸이 건강하지 않으면 고객에게 믿음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들도 근무가 끝나면 피트니스 센터의 회원으로 하루 한두 시간은 꼭 땀을 흘린다.

표재용 기자 pjyg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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