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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생긴 트레킹 코스 평화누리길 걸어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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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한 자연의 상태 그대로를 담고 있는 평화누리길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어 자연의 순수한 상태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는 DMZ 인근. 이곳이 ‘평화누리길’이라는 이름으로 그 아름다운 모습을 공개했다. 걷기 열풍에 맞추어 생태와 평화의 상징으로 새롭게 선을 보인 평화누리길을 직접 걸어보니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초록빛 자연의 건강한 느낌이 한가득 다가왔다. 무심한 듯 우거진 푸른 숲은 잘 정리된 가로수 길과는 또 다른 느낌의 청량함을 선사했고, 끊어진 철도 위에 핀 이름 모를 들꽃에 어쩐지 짠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곳곳에 처음 보는 신기한 모습의 나무와 풀들이 지나는 트레커들의 시선을 잡아끌었는데, 잠시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하는 것이 매우 새로웠다. ‘힐리언스 선마을’의 촌장이자 얼마 전『세로토닌하라!』라는 책을 출간한 이시형 박사는 늘 걷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환경에서 명상하듯 걸으면 뇌에서 ‘세로토닌’이 분비된다고 한다. 세로토닌은 우울증을 없애주고 감정을 조절해 주는,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물질. 이시형 박사는 ‘세로토닌 워킹’ 하기 좋은 곳으로 지대가 평탄해 걷기 힘들지 않은 길을 추천하는데, 평화누리길은 코스가 거의 평지로 이루어져 있고 맑은 공기를 마시며 조용히 걸을 수 있어 세로토닌 워킹 코스로도 제격이다.

가족끼리 걷는다면 볼거리 많고 걷기 쉬운 김포시 1, 2코스 추천
총 12개 코스로 구성된 평화누리길은 한 코스당 2시간에서 길게는 6시간 가까이 소요되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하루 한 코스를 돌아보는 것이 적당하다. 전문 트레커가 아닌 가족 단위 관광객의 경우 볼거리가 다양해 지루하지 않고 그늘이 많아 더위에 지치지 않고 걸을 수 있는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김포시 1, 2코스는 평화누리길 중 정비가 가장 잘되어 있고 깨끗한 자연과 다양한 문화 유적지가 어우러져 있기 때문에 가족 코스로 적합하다. 대명항에서 시작해 문수산성까지 15.4km로 이어져 있는 김포시 1코스는 개통된 평화누리길 중 가장 정비가 잘된 길. 약 3~4시간 정도 소요되는 코스인데 길 안내 표시가 비교적 잘되어 있고 오래된 철책 가까이에서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문수산성 남문에서 시작해 산성을 타고 문수산을 거쳐 애기봉전망대까지 이어지는 2코스는 북한과 가장 인접한 구간으로 민간인 통제 구역이 많다. 문수산을 타고 넘어가는데 그늘이 많아 다른 코스보다 더위에 지치지 않고 트레킹을 할 수 있다. 총 소요 시간도 2시간 정도로 가족 트레킹에 적당하다.

자연을 지키기 위한 약간의 불편함
평화누리길은 자연 경관을 훼손하지 않는다는 원칙하에 조성되어 최소한의 안내 표시(리본)만 설치되어 있다. 때문에 걷다가 느끼게 되는 작은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 평화누리길 코스를 안내해 주는 주황색과 파란색 리본만 잘 따라가면 코스의 방향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리본이 훼손되는 경우가 가끔 있어, 계속해서 점검하며 보완해 나가는 중이라고 한다. 가끔 코스 중간 중간 흙길이 아닌 아스팔트길이 포함되어 있는 것은 조금 아쉬운 점. 평화누리길 관계자는 “처음 코스 조성 시 이왕이면 경치도 좋고 한적한 곳을 찾다 보니 흙길이 아닌 곳이 포함된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계속해서 노선을 조정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실제 처음 코스에서 문제가 된 파주와 연천 코스의 일부가 제외되었고 새 구간이 추가되기도 했으니 미리 확인 후 방문하는 것이 좋다.

1_개방되지 않았던 철책 옆 순찰로를 걷고 있는 체험객.
2_공기 좋은 숲 속으로 나 있는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면 몸도 마음도 상쾌해진다.
3_평화누리길의 코스를 안내해 주는 리본.
4_김포 2코스의 시작점인 문수산성.

기획_강승민 기자, 사진_이재희, 경기도 제2청사 제공
여성중앙 8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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