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운임 안올린다" 현대상선 차운송부문 인수 '유코'하그만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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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국제적인 영업망을 갖춘 유럽계 해운회사들과 고객이자 주주인 현대·기아차의 합작으로 시너지효과가 극대화할 것으로 봅니다."

현대상선의 자동차 운송사업 부문을 인수해 출범한 유코 카 캐리어스의 칼 하그만(37·사진) 신임 사장은 10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시장에 역량을 집중한 뒤 장기적으로 해외무대로 영역을 넓혀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수 대금 13억달러 중 국내외 은행을 통해 조달한 10억5천만달러는 해마다 나올 이익으로 갚아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세계 2위의 자동차운송선사인 유코는 내년에 1조2천억원의 매출에 1천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코 카 캐리어스는 유럽계 해운회사인 발레니우스와 빌헬름센이 각각 40%, 현대·기아차가 20%를 출자한 신설 법인이며, 앞으로 5년 동안 현대·기아차의 수출 물량을 수송할 예정이다.

그는 "탄탄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두 해운사의 영업망과 영업 노하우를 이용하면 오래지 않아 초우량 선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외국계 회사의 탄생으로 자동차 운송비용이 올라갈 것이란 우려와 관련해 "계약기간 내에는 운임을 올리지 않기로 현대·기아차와 약속했으며, 계약이 끝나더라도 현대·기아차에는 저렴한 가격에 좋은 서비스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그만 사장은 "현대상선의 4천억원 대북 지원설 등 스캔들은 이번 협상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면서 "현대·기아차가 지분을 갖고 있기 때문에 회사 경영정보를 열람할 수 있고,그래서 경영 투명성은 확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1백50여명의 임직원 중 사장과 재무책임자(CFO) 등 2명만이 외국인이다.선원 관리와 선박 수리 등 기술적인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는 당분간 현대상선에 위탁 운영한다.

그는 유럽 해운사들이 이번 투자에 뒤이어 앞으로 한국 조선소에 더 많은 선박을 발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하그만 사장은 스웨덴 룬트대학을 졸업한 뒤 발레니우스사에 입사해 법률자문 등을 거쳤으며,1996년부터 4년간 이 회사 한국지사장을 역임했다.

김동섭 기자

don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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