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역별 반영 대학에 몰릴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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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2003학년도 대학입시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10일부터 13일까지 4일간 전국 1백93개 대학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이번 정시모집에서는 전체 모집정원의 71.1%인 27만1천6백35명을 뽑을 예정이나 2학기 수시모집 미충원 인원이 더해져 다소 늘어날 수 있다.

올 정시모집 지원 경향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지난해에 비해 수능 총점 반영 대학보다 영역별 반영 대학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교차지원에 대한 관심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의대 선호 경향이 여전한 가운데 자연계 수험생은 학과, 인문계 수험생은 대학 중심의 지원 경향을 보이는 것은 예년과 마찬가지라는 게 고교 진학지도 교사와 입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총점 반영 대학 지원 꺼려=특정 영역 수능성적만 반영하는 대학이 늘면서 올 수능에서 '필요없는' 영역은 처음부터 소홀히 한 수험생이 많다.

이에 따라 수능 총점보다 영역별 반영 대학에 수험생이 몰리는 경향이 지난해보다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종로학원 김용근 평가실장은 "중상위권 수험생 중에서 총점 성적이 충실하지 못한 학생들을 보면 아예 전략적으로 총점 반영대학을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고 공부해 온 경우가 많다"며 "실제로 이들 수험생은 같은 전공이라도 총점을 반영하는 연세대보다 일부 영역을 반영하는 고려대를 지원하려는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의대 선호 두드러져=자연계 고득점자를 중심으로 의대에 몰리는 경향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서울대 상위권 학과에 지원을 희망했던 수험생들조차 다른 대학 의대로 전공을 바꿔 지원하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수능 점수 비교사이트인 '점수닷컴'이 9일 수험생 8만1천8백39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조사한 결과 3백50점 이상 자연계열 학생 1천9백42명 중 1천5백27명(78.6%)이 의·치대나 한의과대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재학생 안전지원 경향=재수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은 재학생들은 전반적으로 안전지원 경향이 뚜렷한 가운데 재수를 염두에 둔 일부 학생들은 소신지원을 택하고 있다.

서울 D여고 3학년 부장 全모 교사는 "재수를 염두에 두고 소신지원하려는 학생들이 늘어난 것이 올 정시모집의 가장 큰 특징"이라며 "나머지 학생들은 대부분 성적에 맞춰 안전지원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중앙학원 김영일 원장은 "재수도 무턱대고 선택하기보다 일단 한군데라도 합격해 놓고 나서 결정하려는 '반수생'이 상당수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김남중·정현목 기자

n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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