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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 교육·노후 대비 '외벌이'론 빠듯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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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9면

경기도 평촌에 사는 金모(35)씨는 중소 철강회사의 과장으로 일하고 있다. 그간 알뜰히 모은 돈으로 올해 초 아파트를 한 채 장만했고, 빚은 한푼도 없는 반면 예금을 6천만원 이상 갖고 있어 재무상태가 상당히 건전한 편이다. 하지만 한달에 2백50만원씩 받는 월급으로 아내와 두 아이(8세, 4세)까지 네 식구가 살아가기에도 빠듯해 노후대비나 자녀 교육자금 용도로 저축할 여력이 전혀 없다는 게 걱정스럽다. 이런 이유로 金씨는 은행원으로 일하다 지난해 명예퇴직을 한 아내가 소규모 창업을 하도록 하면 어떨지 궁리 중이다.

#창업자금 마련시 대출금은 30% 이내로

대부분 가정의 재무 목표는 내 집 마련, 위험에 대한 보장, 자녀 교육과 노후 대비에 있다. 金씨네는 내 집 마련과 보험을 통한 위험관리는 어느 정도 돼있으나 교육비와 노후대비를 위한 저축을 전혀 못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일반적으로 소득의 15∼20%는 저축을 해야 하는데 金씨네 형편으론 그만큼 저축을 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소비를 더 줄이든지 아니면 추가 소득을 마련해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金씨네의 소비수준이 높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씀씀이를 더 줄이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金씨가 아내의 부업을 고려하고 있는 것도 그래서다.

그럼 金씨가 문의해 온 부업유망 분야를 한번 살펴보자. 우선 金씨 아내의 경우 은행원으로 일했던 경력을 생각할 때 직접 영업에 나서는 업종보다 가게로 찾아오는 손님을 맞는 사업을 택하는 게 좋겠다. 문제는 돈이다. 金씨네의 경우 내년에 만기가 되는 예금 6천만원을 창업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그러나 수도권에서 점포를 내려면 이 정도 자금으론 충분치가 않다. 따라서 비교적 점포 구입비가 적게 드는 생활밀착형 업종을 택하되 필요할 경우 아파트를 담보로 어느 정도 대출을 받는 방법도 고려해야 한다. 단 주부 부업일 경우 대출은 전체 자본의 30%를 넘지 않는 게 안전하다. 따라서 金씨네의 경우 적당한 대출 금액은 2천만∼3천만원 이내로, 전체 창업자금은 8천만∼9천만원으로 제한하도록 한다.

적당한 업종으론 에스프레소 커피와 샌드위치를 함께 판매하는 복합 음식점을 고려해 볼 만하다. 문제는 시설 등 준비자금이 5천만원에, 점포 구입비가 1억원까지 든다는 점이다. 金씨네가 생각하는 창업자금의 수준을 넘어선다. 따라서 점포 구입비가 들지 않는 수수료 매장(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월세로 주는 매장)으로 입점하는 방법이 가능하다. 체인점을 운영하는 이 분야의 회사 중엔 수수료 매장을 창업자에게 알선해주는 곳이 있으므로 알아보도록 한다.

주부로서의 경험을 살려 출산물 할인점이나 아동복 전문점을 내는 것도 괜찮다. 출산물 할인점의 경우 산부인과나 산후조리원이 많은 대로변의 점포를 얻는 게 적합하다. 점포 구입비로 3천만∼6천만원, 시설 등 기타 준비자금 4천만원 정도가 들어간다. 아동복 전문점은 브랜드가 있는 제품을 취급하려면 1억원 이상이 들어가고 보세제품을 팔 경우 6천만∼8천만원이면 된다. 아동복 전문점으로 성공하려면 상품에 대한 감각을 갖추는 게 필수다.

최근 인기를 모으고 있는 업종으론 DVD·도서·비디오를 빌려주는 복합비디오 대여점이 있다. 신규 아파트 단지 중 최소한 2천세대 이상이 입주해 있는 상가에 자리잡는다면 전망이 밝다. 한 가지 조언하고 싶은 것은 창업을 하기 전에 최소한 6개월 이상의 준비기간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3∼4개월간 많은 사람을 만나 창업하려는 업종의 현황 및 수익구조,유통구조 등을 조사하도록 한다. 또 업종을 정한 뒤엔 무보수로라도 그 사업을 하는 가게에서 고객을 만나고, 물건을 만들어보는 등 몇달간 직접 일을 해보는 게 창업의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

#노후대비 저축은 바로 시작하라

부업을 통해 소득이 늘어나기 전이라도 노후를 대비한 저축은 비록 소액이나마 지금 당장 시작하라고 권하고 싶다. 미래를 대비한 연금상품은 젊은 나이에 가입할 수록 유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金씨의 용돈 등에서 10만원이라도 줄여서 은행권의 연금신탁이나 보험회사의 연금보험에 들었으면 한다. 이들 상품은 노후대비가 될 뿐 아니라 연말정산시 2백40만원까지 소득공제도 되기 때문에 절세(節稅) 효과까지 노릴 수 있다. 따라서 일단 소액으로 가입하고 난 뒤 나중에 金씨 아내의 부업을 통해 가정의 소득이 어느 정도 늘어나면 연금 불입액을 소득의 10%선까지 늘리도록 한다.

향후 아이들의 교육비 마련을 위한 금융상품으론 장기주택마련저축을 권하고 싶다.이 상품은 내년 12월 말까지만 가입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적립식 상품보다 금리가 높고 연말정산 때 3백만원까지 소득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근로자에게 매우 유리하다. 18세 이상 무주택 세대주나 25.7평 이하의 주택 한 채를 소유한 세대주가 들 수 있는데 金씨네 아파트는 24평형이므로 가입할 자격이 된다. 만기가 7∼10년인 장기 상품이므로 내년에 가입한다면 두 자녀가 중고생이 되어 본격적으로 교육비가 많이 들어갈 때 찾아 쓸 수 있을 것이다.

#주식 투자 손실은 아쉬움 많다

金씨는 주식에 4천만원 가량을 직접 투자했다가 많은 손해를 본 상태다. 그동안 이리저리 업종을 바꿔 현재는 증권주를 주로 보유 중인데 평가금액이 당초 투자금액의 10분의 1 가량인 5백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金씨는 개인투자자의 전형적인 실패사례라 할 만하다. 우선 金씨네의 소득 및 자산규모에 비해 4천만원이나 주식에 투자한 것은 과도한 수준이다. 또한 기관투자가에 비해 정보가 뒤질 수밖에 없는 개인이 직접 투자를 한다는 것도 사실 무리가 있다. 만약 金씨가 직접 투자에 나서는 대신 각종 펀드에 가입하는 식으로 간접 투자를 했다면 이렇게 큰 손해를 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예컨대 과거 주가가 1000대일 때 인덱스 펀드에 가입했다면 현재 주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해도 25%의 평가손만 입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보유 중인 주식을 팔아치우라는 것은 아니다. 대체적으로 연말과 연초에 주식시세가 강세를 보이는 데다 대통령 선거 이후의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는 견해가 많기 때문이다. 투자원금을 모두 회복하기는 힘들겠지만 주간 단위로 관심을 갖고 시세를 지켜보다가 적당한 때에 파는 게 좋겠다. 향후 또 주식투자를 하게 된다면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를 권하고 싶다.

한편 金씨네가 여윳돈을 상호저축은행 두 곳에 세금우대로 4천만원, 2천만원씩 나눠 넣은 것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바람직한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상호저축은행을 택하되 만일 금융기관이 문을 닫을 경우 예금자보호한도가 5천만원인 점을 고려해 계좌를 분산해 놓았기 때문이다.

#보험 및 부동산에 대한 조언

현재 金씨네는 부부형 종신보험에 가입하고 있다. 대개 보험료가 소득의 7∼10%에 해당되면 적당하기 때문에 金씨네의 현재 보험료 지출 수준은 괜찮은 편이다. 다만 가입 중인 종신보험에 부인의 건강에 대한 보장이 돼있지 않다는 게 걸린다. 70∼80세까지 부인의 건강에 대한 보장을 받을 수 있는 건강보험을 추가로 가입한다면 좋겠다. 보험료는 월 3만∼4만원이면 된다.

또 金씨는 올해 초 아파트를 마련하면서 새롭게 주택청약예금에 3백만원을 가입했다. 앞으로 자녀가 성장하면 좀 더 넓은 평수의 아파트로 이사해야 할 필요가 생길 것이므로 이 예금을 유지하면서 미리미리 준비를 해가는 게 바람직하다.

정리=신예리 기자

shi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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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주 자문단=조경만 엉클조 아카데미 원장, 김해식 삼성증권 웰스매니저, 이경진 ING생명 부지점장, 백미경 하나은행 PB팀장(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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