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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대통령을 뽑아야 하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7면

오는 1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눈과 귀가 정치판에 쏠려 있다. 우린 어떤 자질을 갖춘 후보에게 한국호(號)를 맡겨야 하는가.

EBS가 9일부터 13일까지 5부작으로 방영하는 다큐멘터리 '우리는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가'는 이 질문에 대한 일종의 해설서다. 강력한 리더십을 선보였던 세계 지도자들을 통해 21세기 한국에 필요한 지도자상을 찾아 보자는 것이다.

분석 대상은 미국의 지미 카터·로널드 레이건·빌 클린턴 대통령과 중국의 덩샤오핑(鄧小平),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등 5명. 전문가 11명이 수차례의 토론을 거쳐 고른 인물들이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3명은 미국 언론이 가장 많이 인용하는 대통령 평가서인 『레이팅 더 프레지던트』(2000년·윌리엄 제이 라이딩스 지음)에서 수위에 오른 점을 감안했다. 또 덩샤오핑은 중국의 세계적 위상을 높인 점이 평가됐고, 만델라는 세계정세를 읽는 안목과 중재자로서의 능력에 무게가 실렸다.

1부(9일)에서는 빌 클린턴의 정치·외교적 능력을 탐구한다. '지퍼 게이트'로 불리는 스캔들 때문에 도덕성에 타격을 입었지만, 리더십만큼은 정적들도 인정하는 바다. 중동 평화협상을 포함한 탁월한 외교력이 그 하나. 여기에 '뉴 이코노미'로 불리는 경기 호황을 이끄는 등 경제 정책에서도 뛰어난 판단력과 리더십을 발휘했다.

2부(10일)는 중국 경제성장의 밑그림을 그려낸 덩샤오핑에 관한 내용이다. '흑묘백묘론(黑猫白猫論)'에 근거한 실용주의의 요체를 알아 보고, 홍콩 반납의 확답을 얻어낸 배짱 있는 외교술도 살핀다. 물론 천안문 사태에서 드러난 그의 정치적 한계도 분석한다. 한 시대를 풍미한 그의 리더십이 우리에게 주는 의미를 생각해 본다.

3부(11일)에서는 2002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지미 카터의 행적을 돌아 본다. 그가 '최고의 전직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를 다각도로 살펴 본다. 이어 1980년대 미국을 세계 초강대국으로 이끈 로널드 레이건의 추진력이 4부(12일), 탁월한 협상가로 이름을 날린 넬슨 만델라의 리더십이 5부(13일)로 각각 이어진다.

연출자 권혁미 PD는 "'누구'가 아닌 '어떤' 자질을 가진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세계적 지도자들에겐 정열과 정의감, 판단력과 추진력이라는 공통 분모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jizh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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