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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후보들 "우리도 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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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대선 판도가 이회창·노무현 후보 간 양강(兩强)구도로 진행되고 있지만 제3후보들도 전국 유세를 벌이는 등 열띤 득표전에 나서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3일 李·盧후보와 나란히 TV토론에 참석해 지지도 확산에 불을 지폈다고 자평한다. 민노당 권영길(權永吉)후보는 10일로 예정된 2차 TV토론을 승부처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權후보 측은 경제 분야를 다룰 2차 토론에서 李·盧후보의 정책을 보수적이라고 비판하면서 부유세 도입, 재벌 해체, 노동자 경영 참가 등 자신의 진보적 정책이 왜 서민들에게 필요한지를 적극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이다.

정치권과 여론조사 기관들은 權후보의 지지율이 1차 TV토론 이후 다소 상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어 權후보가 대선 승패에 결정적 변수가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權후보의 영향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이미지를 가진 盧후보와 지지층이 겹칠 것이란 예상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李·盧후보 어느 쪽에 불리할지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중앙일보 안부근 여론조사 전문위원은 "반미 정서와 함께 權후보가 TV토론에서 선전함에 따라 대선의 이념 구도가 전체적으로 약간 진보 쪽으로 이동했을 수 있다"며 "權후보가 부동표를 흡수할 가능성도 있어 일방적으로 특정 후보에게 불리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민노당은 1차 TV토론 이후 權후보의 기호를 3번으로 착각하는 유권자가 많다고 보고 權후보의 기호가 4번임을 알리는 작업도 시작했다.

하나로국민연합 이한동(李漢東)후보는 수도권 유세에 공을 들이고 있다.

7일 경기도 강화·김포를 방문한 李후보는 8일에는 남양주와 의정부를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경기도 출신인 李후보는 유세장에서 "경기·인천이 중심이 돼 위대한 중부권 시대를 열어 나가자"며 "풍부한 국정운영 경험과 경륜을 바탕으로 직접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李후보 측 한 관계자는 "대선 이후 정계 개편을 대비해서라도 반드시 마지막까지 완주할 것"이라고 전했다.

무소속 장세동(張世東)후보는 8일 서울 청계산을 찾아 휴일 등반에 나선 시민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누며 지지를 호소했다. 張후보는 부정부패 척결과 동서남북의 화합, 서민 생활의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사회당 김영규(金榮圭)후보는 이날 광주에서 5·18묘역을 참배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5월 광주 학살이란 반인륜적 범죄자가 자중하지 않고 국가의 최고 통수권자 자리에 도전하는 것은 5월 영령에 대한 모욕"이라며 장세동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김성탁 기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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