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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TV토론 여교수에 사이버테러" 민주당 "자갈치 아줌마도 협박 시달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대선 후보 진영 간 '지역감정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5일 MBC '100분토론'에서 서울의 한 대학 교수가 한 발언이 불씨가 됐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 지지자로 출연한 이화여대 강혜련 교수는 토론 중 "부산 출신 민주당 노무현 후보가 호남지역에서 97% 이상의 지지를 얻는다고 한다"며 "특정지역 지지율이 이렇게 나오는 건 이라크 국민이 후세인을 지지하는 수준에서나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즉각 "영남을 자극해 지역감정을 일으키려는 교묘한 책동"이라고 비난했다.

이미경 대변인은 "강교수의 발언은 사실관계를 심각히 왜곡했을 뿐 아니라 선거운동기간 중 지지율을 공표하지 못하게 돼 있는 선거법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또 "민주당은 盧후보 하나만 경상도이고 나머지는 다 전라도"(한나라당 허태열 의원), "부산항을 내려앉히려고 광양항 예산을 매번 더 많이 줬는데 부산사람이 이것을 잊으면 사람도 아니다"(정형근 의원) 는 등의 발언을 한나라당의 지역감정 부추기기 사례로 꼽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역감정을 자극하고 있는 쪽은 오히려 민주당"이라고 반격했다.

남경필(南景弼)대변인은 "李후보가 광주지역에서 유세를 펼치는데 민주당은 '계란 세례 자작극을 준비하고 있다''위험한 불장난은 생각하지도 말라'고 희한한 논평을 냈다"며 "민주당이 李후보의 광주방문에 대해 이처럼 시비를 거는 것은 자신들이 지역감정을 이용하고 있다는 자기고백"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배용수 부대변인은 "MBC 100분토론에 나왔던 강혜련 교수를 비방하는 욕설이 개인 홈페이지를 도배질하고 있다"며 "자기들 생각과 다르다고 이런 식의 사이버 테러를 가하는 것은 민주국가에서 있을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낙연(李洛淵)대변인은 "盧후보를 위해 방송 찬조연설을 했던 부산 자갈치시장의 이일순씨가 전화를 통한 욕설과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며 "누구든 자기 생각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어야 하고, 그로 인해 불이익을 받지 않는 게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나현철·고정애 기자

tigerac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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