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받는 하의도 ‘큰 바위 얼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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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추모문화제가 17일 서울광장에서 열렸다. 이희호(맨 앞쪽) 여사가 헌화한 뒤 절하고 있다. [김경빈 기자]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1주기를 맞아 전남 신안군 하의도의 ‘큰바위 얼굴(사진)’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마을(어은2구) 쪽에 마련된 전망대와 해안도로에서 보면 바닷가 쪽으로 900m가량 떨어진 대섬(죽도) 한 쪽이 영락없는 사람의 얼굴 형상이다. 20~30m 높이의 바위가 얼굴 쪽이고, 머리 쪽은 나무가 머리카락처럼 휘날리는 듯한 모습이다. 지난해 4월 말, 마지막 고향 방문에 나선 김 전 대통령도 이 바위를 본 뒤 “정말 사람과 똑같이 생겼다. 어렸을 때부터 많이 들어왔던 이야기인데…. 그게 저 바위였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바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며 이곳에서만 30∼40분을 머물렀다.

김 전 대통령 서거 전엔 큰바위 얼굴에 이상 현상도 있었다. 마지막 고향 방문 이후 눈썹 부위에 있던 소나무 3∼4그루가 말라죽은 뒤 떨어져 나간 것이다. 주민들은 바위가 불길한 전조(前兆)를 보였다고 받아들였다. 김 전 대통령 방문 이후 얼굴 바위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이 바위를 DJ와 연계시켜 이야기하는 추모객도 있다. 김희철(37·광주시 광산구)씨는 “처음엔 단순히 사람 얼굴을 닮은 바위로만 생각했는데, 하의도에서 발견된 점 등을 볼 때 관계가 남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1924년 신안군 하의도 후광리에서 태어난 김 전 대통령은 이곳 보통학교(초등학교)에서 3학년까지 다녔으나 바위의 존재에 대해선 몰랐다고 한다. ‘섬 어딘가에 사람 얼굴 형상을 한 바위가 있다’는 말은 마을 어른들에게 전해 들었으나 직접 볼 순 없었다. DJ의 고향 방문을 한 달 앞둔 지난해 3월 해안도로 3㎞가 포장됐을 정도였으니, 당시엔 길 자체가 아예 없었다. 그 때문에 1998년 고경남(대학원에서 민속학 전공) 신안군 도초면 우이출장소장에 의해 존재가 드러나기 전까진 말 그대로 전설로만 떠돌았다.

한편 17일 하의도에서는 서거 1주기 추모 전야제로 극단 갯돌 단원 15명이 DJ의 업적을 기리는 추모 퍼포먼스와 씻김굿을 했으며 전남 필하모니 오케스트라단이 추모 음악회를 통해 ‘인동초’ 등 10여 곡을 연주했다. 또 18일엔 생가에선 추모식이 열린다. 이날 생가 옆에서는 신안군이 7000여만원을 들여 조성한 추모관이 문을 열고 추모객을 맞을 예정이다.

신안=유지호 기자
사진=김경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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